역대 가장 기억에 남는 일기토 뭐있음?
1. 몽무 대 한명
작중 최강을 다투는 덩치헝 무력캐들이 펼치는 영혼의 맞다이. 박력이 거의 페이지를 뚫고 나오는 수준이었음. 두 개의 거대한 철퇴가 부딪치면서 몽무와 한명의 팔이냐 손목뼈가 부러지거나, 철퇴의 파편이 날아가서 거기 맞은 병사들이 즉사한다든가 하는 과장된 묘사에서 나오는 위압감이 압권.
2. 왕기 대 방난
"장군이란 백인장이나 천인장처럼 그저 관직이나 계급의 명칭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곳에 도달하는 인간은 단 한 줌, 무수한 사지를 뚫고 무수한 공적을 세운 자만이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장군이 얻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이끌고 싸우는 책임과 크나큰 영예. 따라서 그 책임은 무거우며, 따라서 눈부시게 빛납니다."
3. 왕분 대 자백
내가 싫어하는 개싸1가지 왕분이 죽기 직전까지 쳐맞아서 좋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억지로 이겼음. 그런데 이런 걸 빼고 봐도, 자백이 창을 다루는 묘사는 역대급. 창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기관총같은 거 쏴대면서 전장을 초토화시키는 느낌이었음. 지금 기준으로 봐도 정말 화려한 느낌이 드는 일기토임. 몽무나 왕기같은 한방의 묵직함 대신 속도와 기교로 승부하는 두명이 맞붙은 싸움이라 그런가.
4. 강외 대 유동
흑양전 내내 유동은 강외와 엮이면서 대결을 벌여왔음. 이건 전투 연출이 멋있었다기보다는 유동이라는 캐릭터가 멋있었던 탓이 큼. 총 두 번 맞붙었는데 첫 번째 대결에서 둘이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에 남음.
"여자. 너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것을 갖고 있나?"
"오래 전, 유일한 것을 잃었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른 것을 갖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유동은 비록 트랩을 설치하긴 했지만 강외한테 칼빵을 놓고 중상을 입히는 위업을 달성함. 웬만한 무력형 대장군들도 힘든건데 지략캐가 이걸)
두 번째 대결이 끝난 후 피투성이가 된 유동이 "이안으로는... 절대 못 보낸다" 하면서 필사적으로 강외를 붙잡는 모습도 여운 남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