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바라 뵈는 언덕의 풀밭 - 박두진
벗꽃이 조금씩 제절로 흩날리는
바다가 바라 뵈는 언덕
풀 밭에 잠자는 꽃에 물든 바람이어.
아직은 땅 속에 잠자는 폭풍이어.
그, 비둘기는 깃쭉지, 작은 羊은 목 줄기에서
지금은 죽음,
소년과 아낙네와 젊은이의 피 뿌림의
꽃잎보다 더 고운 따스한 피의 소리.
그 위에 무성하는
풀뿌리 밑의 울음소리. 가늘은 넋의 소리.
간간한 사투리소리.
그 풀 언덕 바다가 바라 뵈는
조금씩 흩날리는 꽃이 흩는 풀밭 속에
지금은 죽음,
손으로 눈을 가린
봄. 햇살.
날아 올라보고 싶은 비둘기여.
뛰엄뛰고 싶은 羊들이어.
살고 싶은 소년이어.
울어보고 싶은 아낙네여.
말 해 보고 싶은 젊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