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자작라노벨] The Knowers - Knowledge no.1 He Can Do Everything
고인 | L:35/A:54
59/270
LV13 | Exp.21%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3-2 | 조회 1,454 | 작성일 2012-03-23 23:38:45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자작라노벨] The Knowers - Knowledge no.1 He Can Do Everything

이 소설에는 프롤로그 격인 0화가 있습니다. 먼저 보고 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good.chuing.net/zboard/zboard.php?id=crenovel&page=1&sn1=1&m_id=&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


그리고 원래 이걸 한번더 검사하고 올렸어야 하는데 그냥 올린거라 오타 같은게 조금 있을겁니다.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The Knowers - Knowledge no.1 He Can Do Everything



1


당신은 하늘을 올려도 보면 별이 보이는가? 공교롭게도 요즘엔 밤 하늘 공기도 그다지 맑지 못하고 지상에서의 빛도 강해서 하늘에 뜬 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하늘을 메울듯이 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서 그리 많지 않다. 시골에 사는 것도 아니고 별을 보기 위해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상 불가능 하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나의 경우엔 별을 볼 기회가 드물지 않고 오히려 자주... 아니 질리도록 본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거기에 뭔가 거창한 이유가 있는것은 아니다. 그저 나는 남들보다 눈이 조금 좋을 뿐이다. 그렇다, 나는 일반인보다는 상당히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다. 초원에 살고 있는 일부 몽고인들의 시력은 6.0 정도라고 한다. 이 정도 시력만 있어도 인간으로서는 거의 초인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내 시력은 인간의 그것의 영역을 넘어섰다. 내 시력을 잴 수 있을 만한 잣대가 없기에 정확한 수치화는 할 수 없지만 일단 나에겐 가시광선 외의 빛이 보인다. 인간은 같지 못하고 일부 동물들이 가진 기능이긴 하지만 밤에도 그다지 시야에 장애가 오지 않고 별빛이 조금 잘 보인다는 것 외엔 그다지 편리한 점은 없다.

내가 뭔데 왜 그렇게 눈이 좋냐고 물어보면.... 아쉽게도 이야기가 조금 길어지고 만다.

그렇지만 말해야만 한다면 단도직입적으로 간단하게 말하는게 좋겠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초인이다. 보통의 인간이 행사할 수 없는 힘과 인간의 능력을 한참 벗어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뇌조차 예외가 아니다. 내 지능은 천재의 범주를 넘어섰다. 천재가 하늘이 내린 재능을 지닌 자라면 나는 태양계가 내린 재능,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가 내린 재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에겐 감히 그렇게 말할 정도의 지능이 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런 사실을 말하는 의도는 딱히 자랑 같은걸 하려는 생각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나는 부끄러운 비밀을 말하고 있다고 해도 좋다. 나로서는 이런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내가 싫다. 재능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싫다. 나의 부모님은 두분다 의심할 여지 없이 평범한 인간이다. 아니... 인격에는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육체적으로는 분명 평범하신 분들이시다.

나는 태어날때부터 어째서인지 남들보다 머리가 좋았다. 어느 정도냐 하면 어머니의 자궁속에서 있었던 일도 기억하고 있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지루함을 느꼈던 그때의 기억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의 기억중 잊어버린 부분은 단 한 순간도 없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의 기억을 갖고 있다는 이 인류사상 전무후무할 경험을 나는 의식이 생긴 시점부터 한 것이다. 어째서 내가 이렇게 태어났는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풀지 못했다. 돌연변이 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지만 확률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에 가깝다. 내 지능으로 서도 어째서 나는 이렇게 태어난 것인지 밝히지 못 할 만큼 나는 탄생의 이유와 원리조차 불분명한 존재다. 나는 성장의 속도도 다른 사람들 보다는 빨랐다. 몸이 커가는 성장의 속도는 비슷했지만 운동능력 같은 부분에서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그게 어느정도냐 하면 한밤중 신생아 실에서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깨닫고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어머니의 자궁 밖에서 처음으로 맞은 그날 밤 이후로는 부모님께서 놀라실까봐 평범한 아기를 연기했다. 나에겐 그 정도의 사고 능력이 이미 신생아 시절부터 있었던 것이다. 이런게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걸까? 나로서는 내 인생이... 역겨울 정도다.... 태어난 직후부터 연기를 시작해 그 후로 쭉 거짓 인생을 살았다. 그것은 단 1초도 인간으로 산 적이 없다고 말해도 좋은것이다. 그런 나는 평범한 아이들이 부러웠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부러웠고, 숨기고 있는 비밀이 탄로날까봐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부러웠고, 뭐든지 내키는 대로 해도 된다는 점이 부러웠고,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할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러웠던 것은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였다. 나에겐 태어난 그 순간 부터가 고민의 연속 이였고 거짓말의 연속이였다. 그 후로부터 지금 까지도 거짓되고, 귀찮고 따분하기만한 인생 뿐이였다. 이런 몸으로 태어나서 무언가 어려운 일도 없었고... 그렇기에 뭔가에 몰두를 해본적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무언가에 몰두를 하려면 목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축구 연습을 하는 아이가 그렇다. 물론 그런 목표가 없었더라도 축구를 재미삼아 할지는 모르지만 목표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의 차이는 두드러진다. 나의 경우는 무언가를 목표로 할 기회조차 없었다. 뭐든지 할수 있었던 나에게는 목표로 삼을 만한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도록 할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게임이 발매되서 발매 당일날 몇시간을 줄을서서 사왔다고 해보자. 그리고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게임을 시작했을때.... 플레이어 캐릭터는 이미 최고 레벨에 도달해 있고. 장비도 이미 최강의 장비이고. 모든 퀘스트도 이미 완료되어 있고, 하다 못해 캐릭터의 스페셜 코스튬까지 모두 얻어져 있다면.... 게임을 하려는 맘이 싹 달아나지 않겠는가? 어떤 몬스터를 잡아도 시시하게 나가 떨어져 버리고 마는.... 그런 지루하고 시시하고 후회스러운 상태. 

내 인생이 그랬다. 행복하지 않았던것도 즐겁지 않았던것도 아니지만... 그저... 뭔가 아쉬움이 있는 18년의 인생이였다. 분명 나는 앞으로도 그런 자극 하나 없는 인생을 살겠지. 

나는 아무것도 해서는 안된다. 나같은 존재는 평범한 사람으로부터 의욕을 빼앗아 가버린다. 무엇을 해도 그 누구보다 잘한다. 그리고 도전해볼만한 엄두조차 나지 않는 그런 위치에 나는 서 있었다. 노력도 없이 목표도 없이 이미 세상의 모든 산 정상에 나는 올라왔다. 나는 그 곳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태어나자 마자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 나 따위가 그 장소에 설 자격은 없다. 정상에 서야하는 것은 노력으로 산을 오른 사람이여야 한다.

그런 연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는 오늘 밤도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물론 낮에도 무언가 할일이 많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밤은 더욱 그렇다.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초인 비스무리 한 무언가라서 잠마저도 그렇게 많이 잘 필요가 없다. 하루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일반인이 10시간 잔것 정도의 효과가 있다. 나 말고 다른 내 또래의 아이들은 이 시간대라면 공부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필요가 없다. 난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 만으로도 모르는 것 보다 알고 있는 것이 더 많으니까. 

그리고 목표 같은 가질수가 없어서 전혀 할 만하게 없다. 예전엔 아주 없던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아예 없다. 그래서 밤에는 주로 산책을 한다. 다만 평범하게 산책하는 것도 재미가 없어서 이집 저집 남의 집 지붕 위를 뛰어 넘어 다니면서 밤하늘을 구경하고 있다. 이게 또 의외로 전망이 좋아서 최근엔 거의 매일같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뭐 누군가가 본다고 하면 그건 그 나름 대로의 스릴이고, 어차피 들키지 않게 다니고 있으니 문제는 없다.   

어쨌거나 오늘 밤도 난 학교에서 집에 돌아가기 전까지 그런 식으로 이집 저집 위를 돌아다니면서 한가롭게 별구경을 하고 있었다.

"별의 수 만큼은 아직도 다 못 세겠어...."

계속 위를 보고 있었더니 목이 아파져서 잠시 고개를 앞으로 향한 그 순간 하늘에 가득 떠 있는 별들보다 내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젊은 여성이였다. 약 300m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지만 내 눈에는 그 생김새 까지 자세하게 보인다.

검고 긴 생머리... 검으면서도 맑은 눈동자... 핑크빛 잎술... 적당한 볼륨감을 가지고 있는 신체... 길고 곧게 뻗은 팔 다리...!  

"어... 엄청난 미인!"

그리고 그 미인은 몸을 떨고 있었다. 그건 유난히 쌀쌀해진 오늘 날씨 때문은 아닌것 같다 저 떨림은 추위때문에 떠는 것과는 다르다. 저런 몸의 떨림은 두려움과 불안으로 인한 떨림이다.

그리고 여성이 내 시계에 들어오고 몇초 후 그 두려움과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을 무언가도 내 시계에 들어왔다. 여성의 뒤로 약 17m 정도의 지점에서 젊은 남성이 묘하게 몸을 숨기면서 여성을 뒤따라가고 있었다. 검은후드를 푹 눌러쓴채로 마스크를 쓰고.

내게는 아무리봐도 저건 "전 수상한 사람입니다. 어떻게든 해주세요" 라는 표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아... 귀찮게 됐네... 스토커 같은건가...." 

어떻게든 해줘야 하려나... 일단 개입하진 말고 나도 소리를 죽이고 어느정도 거리를 두면서 저쪽을 주시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나는 행동 방침을 정했다.

....

......

........

조용히 주시하고 있겠다는 그 계획... 방금 짠 계획이지만 바로 바꿔야 겠다.

괴한이 품 안에서 어렴풋하게 반짝이고 있는 물체....

날카롭게 날이 선 식칼이 보였다. 

당장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저 여자가 위험하다. 그런 직감이 들었고. 창피한 일이지만 여태까지 내 직감은 단 한번도 틀린 적이 없다.

젠장. 틀리라고 이럴때는 좀....



2

이런식으로 허무하게 넘겨 버려서 미안하지만. 괴한은 이미 제압했다. 아니 정말로 뭔가 말할만한 것도 없이 간단하고 빠르게 끝나버려서 정말로 말할게 없다.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이야기는 해주는게 예의겠지. 있던 사실을 그대로 설명하자면 괴한이 품 안에 있는 칼에 손을 댄 순간 나는 여성이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300m 밖의 괴한에게 접근한 다음 급소를 쳐서 기절시켰다. 그리고 괴한이 내 시야에 들어온 시점부터 괴한을 제압하는데 걸린 시간은 정확히 6.13초. 그정도로 소란스럽지도 않고 간단하게 끝난 일이다. 다행이 앞의 여성은 알아채지 못한 것 같다. 뭐 알아채지 못하도록 내가 아무 소리도 없이 처리 한거지만. 어떻게 6초만에 300m 를 이동하냐고 하면 정말로 할말이 없지만 그건 그냥 나에겐 당연할 정도의 일이라서 어떻게 설명해줄 수가 없다. 그리고 창피한 일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지붕위로 이동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을 정도다. 뭐 설명은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자 그럼 아침까지 푹 쉬세요"

기절한 괴한을 앞에두고 조용히 명복을 빌어줬다. 죽은건 아니지만서도

"극락왕생하시길"

역시 안죽었지만

나는 괴한이 가지고 있던 칼을 내 가방에 넣은후에 우연히 가지고 있던 수갑을 괴한의 한쪽 팔에 채운후 다른 쪽은 근처의 가로등에 걸었다. 혹시 또 일어나서 뭔가 하면 곤란하니까. 

아그보다 어째서 수갑 같은 물건을 우연히 가지고 있냐고 묻지는 마라. 사연이 길다. 설명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건 아니지만 여기서 설명을 하자면 더 이상 다른 이야기는 할 수 없을 정도니까....

그보다 목이 좀 마른데.... 뭐라도 사 마실까나. 마침 근처에 편의점도 있으니까.

편의점은 여기서부터 약 130m 정도 쭈욱 걸어나가서 왼쪽으로 돌고 신호등을 건너면 있다. 

음 근데 아까 그 미인도 이 쪽으로 갔는데... 지금 나가면 날 의심하려나...? 뭐 상관 없겠지, 또 만날 일도 없는 사람이고.



3


편의점이 있는 큰길 쪽으로 나가니 아니나 다를까 아까 그 미인이 신호등 앞에 서 있었다. 내 마음대로 예상을 해보자면 아마 누군가가 뒤에서 따라온다는 것을 느끼고 일부러 사람이 많이 있을 큰 길 쪽으로 나왔다는 것이겠지만. 아무래도 그 선택은 실패인듯 하다. 보통은 옳았을 선택이였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아니였다. 오늘따라 이 큰 길에 사람이 너무 없다. 이미 상당히 늦은 시간인 것을 감안해도 원래대로 라면 이 거리에는 적어도 사람이 10명 정도는 보여야 할 터이다. 하지만 지금 내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이라곤 내 옆의 미인과 신호등 건너의 편의점의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아르바이트 생 뿐이다. 아마 내가 없었더라면 이 미인이 이 쪽으로 오는 것은 상당히 좋지 않은 선택이였을 것이다. 이 사람 오늘 운이 없었군... 아니 결과적으로 마침 내가 근처에 있었으니까 운이 좋았던 건지도 모른다.

그보다 이쪽 동내에 와보는건 오랜만이네. 우리 집이랑은 정 반대 방향이니까 그다지 올 일도 없는데.... 한 2달 정도 만인가....

그나저나 이거 좀 분위기가 묘하다.... 내 옆에 서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그 미인이 나를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다.... 역시 의심하려나? 하아... 영 기분 좋지 않네... 난 도와준 사람인데....

'5'

뜬금없이 갑자기 왠 숫자가 나왔냐고 물을지도 모르지만, 이럴수가!! 우습게도 방금전의 5는 내가 한 말이다. 아니 말한건 아니고 그냥 입모양안 그렇게 했을 뿐이지만. 왜 그런걸 했냐고 묻는다면 일단 대답해 주겠다.

이건 내 고질병이라고 할까 취미라고 할까 아니면 습관이라고 할까 어쨌거나 그런 부류의 행동이다

나는 지금 숫자를 세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4'

무엇을 위한 숫자냐고 묻는다면.... 이건 내가 지금 기다리고 있는 신호등의 신호가 변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을 세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 카운트 다운이 끝나면 현재 빨간불인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뀐다는 소리다.

'3'

어째서 그런 이상한 카운트 다운을 하고 있고, 또 어떻게 신호등이 언제 변할지 아느냐고 물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아... 그보다 나 여러모고 계속 의문만 품게 만들거 있는거 같네.... 좋은 기분은 아닌걸.... 어쨌거나 내가 시작한 이야기니까 대답은 해줘야겠지

'2'

아까도 말했듯이 이건 내 고질병이다. 나는 신호등만 보면 카운트 다운이 하고 싶다. 굳이 신호등만이 아니라 뭔가 주기적으로 상태가 변하는 것이 있으면 그걸 카운트 다운하는게 좋다. 그래서 하고 있다, 좀 이상한 취미 같아서 안 하려고 하는데 어느새 보면 또 하고 있다.

'1'

참고로 내가 신호등이 언제 변할지 아는것은 당연한다. 이 신호등에 몇초동안 초록불이 들어오고 또 몇초동안 빨간불이 들어오는지 알고 있으면 나머지는 단순 계산으로 가능하다. 이 신호등의 주기는 저번에 이 횡단보도에서 건넜을때 봤으므로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횡단보도를 건넌지 51일 6시간 47분 정도가 지났다. 신호등의 주기와 마지막으로 이 신호등을 봤을때 로부터 지나간 시간. 이 두가지 조건이면 신호등 카운트 다운은 나에겐 아주 쉬운 일이다.

'0'

신호등의 초록불이 켜졌다.

자 그럼 건널까... 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땅의 진동이 좋지 않다... 뭔가가 고속으로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 인가....? 하지만 엔진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땅에 이 정도의 진동이 올 정도의 거리라면 엔진 소리 정도는 내 귀엔 쩌렁쩌렁하게 들린다.

젠장... 대체 뭐지... 뭐가 이쪽을 향해서 달려오고 있는거지? 알 수 없는 일은 짜증이 난다.

땅의 진동이 점점 강해진다. 무언가가 계속 이쪽에 가까워 진다. 그리고 그 덕에 달려오고 있는 물체의 정확한 위치를 알수 있었다.

왼쪽으로 약 150m 지점의 위치다.

그 곳엔 라이트도 키지 않은 채로 시속 20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택시 한대가 있었다.....

어째서.....!? 분명 자동차의 엔진 소리는 나지 않았는데!? 아니 지금도 나고 있지 않아.... 대체 어떻게 된거지?

하지만 지금 그것보다 중요한 사실이 떠올랐다. 내 옆에 있던 미인은 내가 위화감을 느껴서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있는 동안 몇 발걸음을 횡단보도 위로 내딛었다. 어쩔수 없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스쳐지나갈 수밖에 없는 위화감이니까.

그리고 지금 그대로 가게 내버려 둔다면 이 여자는 반드시 차에 치이고 만다. 이번엔 직감이 아닌 계산으로 나온 결과다. 직감은 틀리기를 기도라도 할 수 있지만.... 내 계산이 정확하다는건 내가 가장 잘 알고있어.

일단 이 사람을 구해야 돼.... 기껏 살해당하지 않게 해놨는데 이런 곳에서 죽게 둘것 같냐고!!!

나는 여자의 팔목을 붙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혹시 순간적으로 놀라서 뒤로 튀어 나갈지도 모르니 허리를 꽉 안아 달아나지 못하게 했다. 

죄송합니다. 당신의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 성추행으로 고소는 하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은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내 품에 안겼다. 뭔가 말 하려고 하는 낌새도 보이지만 놀라서 그런걸까.... 기본적으로 얌전히 안겨있었다.... 뭐 내쪽에선 이쪽이 고맙지만.

여자를 품에 안고 3초후. 택시가 나의 눈 앞을 지나갔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달려가던 택시는 도로위의 과속 방지턱에 걸려 방향이 틀어지더니 근처의 가로등에 부딛혔다. 운전자는 대체 뭘 하는 거지? 아니 애초에 운전자가 있기는 한건가? 엔진소리도 나지 않는 택시라니... 게다가 어떻게 평범한 택시가 이 정도 속도를 낼 수 있는거지? 가능한 차종도 있긴 하겠지만... 일단 이 차종으로는 시속 이런 속도가 나오지 않아.

젠장... 운전자의 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즉사한건가? 하지만 차량의 파손 상태가 심하긴 해도 부서진건 오른쪽이라 운전자가 즉사할 정도는 아니였을 텐데... 대체 뭐지? 일단 제대로 안을 살펴보는게 먼저인가? 승객은... 한명...? 승객 역시 숨소리는 들리지 않아... 운전자의 뒤쪽에 앉아서 역시 즉사할 정도의 충격은 오지 않았을텐데... 대체 어째서?

일단 이 사람은 괜찮을 테니 택시쪽을 보러가야겠어

나는 품에 안고 있던 여자를 풀어주었다.

무슨 상황이 일어났던 것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듯한 여자는 뒤를 돌아 택시 쪽을 보더니 아무래도 다리에 힘이 풀린듯 자리에 주저 앉아 신음했다.

"아....아아......" 

이 사람도 분명 갑작스러운 교통 사고에 놀랐겠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애초에 지금 이 상황에서 이렇게 태연하게 있는 내쪽이 비정상인 부류니까. 솔직히 말하면 나도 놀라지 않은건 아니지만.... 교통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에 놀란것은 아니다. 사고가 일어나기 겨우 수초 전이긴 해도 예상한 일이였으니까. 일어날것이라 알고 있는일에 놀랄것은 없다. 내가 놀란 이유는 이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있을수 없고 내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고는 비현실적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 차의 엔진 소리가 나지 않았던 이유도, 타고 있던 사람들이 숨을 쉬지 않는 이유도 알아냈다. 다만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다.

인간의 그것을 벗어난 오감을 가진 나는 알수 있었다. 지금 저 택시 주위에는 공기가 없었다. 마치 택시가 진공으로 코팅이라도 된듯 그 주변에 공기가 없다. 만약 공기가 있었다면 저런 식으로 차가 파손 되었을때 차는 폭발했어야 한다. 

물리적으로 있을수 없는 비현실 적인 일....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 젠장...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건 어떻게 되도 좋다. 지금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게 먼저다. 

끼이이익.... 끼이익...

불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금속의 마찰음? 이런..! 가로등인가? 그렇지... 그런 속도로 부딛쳤는데 가로등이 멀쩡할리가 없지! 

뭐 물론 가로등 같은게 어디로 쓰러지던 상관은 없지만... 이런 각도라면 바로 내 앞에 쓰러진다. 아슬아슬하게 나에겐 닿지 않는 거리지만... 곤란하다. 지금 내 앞엔 아까 그 여성이 주저앉아 있다. 분명 다리가 풀려서 자력으로는 움직이지 못한다. 이런 체구의 여성이 저런 가로등에 직격하면 죽는다, 적어도 치명상이다. 젠장... 운명이란게 있는거냐고... 대체 왜 이 사람을 못 죽여서 안달인거냐? 두 번이나 구해준 목숨이니 이제 세번이든 백번이든 천번이든 구해주겠어! 

아래를 보니 여자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 사람도 이 가로등이 자기를 향해 쓰러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것이리라. 헐떡이는 신음소리만이 흘러나오고 그 호흡에선 비명을 지를 여유마저도 없는듯하다. 

뚜..둑... 와지끈 

가로등이 부러졌다. 

"죽고싶지 않아!!!!!"

눈을 질끈 감은 여자는 폐에 있던 공기를 쥐어짜듯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아 그래 나도 절대로 죽게 두지 않아.

난 부러진 가로등을 손으로 잡았다. 이것 역시 평범한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행동이지만, 가로등 정도 한 손으로 못 들 내가 아니다. 오히려 맨 손으로 가로등을 뽑아내는 것 까지 가능한 정도인 나다. 진짜 이런데 외엔 쓸곳도 없는 몸을 나는 대체 왜 타고난 거지.

하지만 지금 만큼은 내가 이런 나여서 다행이다. 적어도 이 사람의 목숨을 구할수 있었으니까.

"휴우...."

일단 이걸로 이 사람은 괜찮겠지 싶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아... 이런... 아무래도 방금 그 한숨 소리를 이 사람이 들은 것 같다. 아니 분명 들었겠지 이렇게 가까우니까.

앞에 주저 앉아 있던 여성이 내쪽을 돌아봤다. 아.... 이렇게 인간스럽지 않은 모습....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은데.

하아... 일단 들켜버린 이상 어쩔수 없지... 태연하게 행동하는 수밖에 없어.

"괜찮으세요? 다치신 데는 없으신가요?"

나는 미소지으면서 태연하게 지금 상황에 가장 어울릴듯한 말을 했다. 대부분의 상황에선 미소가 최고다. 그리고 지금 이 사람이 나에게 바라고 있는 인물상은 분명 미소지으며 이런 말을 건내는 사람일테니까.

"네..."

여자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해왔다. 아직 이 상황을 이해하기 힘든거겠지. 눈 앞에 가로등을 한 손으로 들고 있는 사람 비스무리한게 있고 그런 이상한 사람이 말을 걸어온다는 건 정말 왠만해선 불가능한 전개니까. 하지만 분명 곧 진정될거란걸 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 다음은 뭐라 해야 할까나.... 

"그러면... 일단 이건 여기 내려 놓을게요"

아니... 이건 뭔가 말 하고 나니까 되게 이상한데.... 뭔가.... 하아.... 질러 버린건 어쩔수 없지. 이 사람이 아직 정신이 없는걸 다행으로 여기고, 좀더 이 사람이 바라는 인물상을 생각해보자.

일단 나는 손에 들고 있던 가로등을 조심스래 바닥에 내려 놓았다. 그냥 내려 놓으면 바닥이 부서질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다시 한번 여성 쪽을 바라보니, 아니나 다를까 덜덜 떨고 있었다. 아직도 진정이 되지 않은것 같다. 어쩌면 진정 하기를 바라는게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하루에 생명을 두번이나 위협당하는건 흔한 경험이 아니다, 정확히는 세번이지만.... 그리고 오늘 날씨가 쌀쌀한것도 한 목 했으리라 생각한다. 

어쨌거나 떨고 있는 여자를 그냥 둘 정도로 매정하긴 않기에 나는 입고 있던 교복 재킷을 벗어서 눈앞의 미인의 어깨위에 덮어주었다. 

"고마워요..."

그렇게 조용히 말한후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혈색이 좋지 않네...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한번 자세히 봐야겠어. 하지만 지금은 택시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 쪽이 먼저다.

나는 택시 쪽을 바라보았다.

운전자와 승객 모두 숨을 쉬고 있지 않다. 이렇게 멀리 있어선 나로서도 그렇게 까지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어떻게든 빨리 처치를 하면 숨을 되돌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어쨌거나 지금은 택시 안에서 저 사람들을 꺼내는게 최우선 사항이니까.

그렇게 마음먹고 택시 쪽으로 발걸음을 때려는데 누군가가 나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 누군가는 두말할 것도 없이 그 미인이다. 그녀의 검고 맑은, 그리고 흔들리고 있는 눈동자 속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리고 그 눈물에는 불안이란 감정이 녹아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부서질것만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지 마, 내 곁에 있어줘... 제발..."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어서 1분 1초도 낭비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여기선 이사람을 뿌리치는게 최선의 선택이 아니란 직감이 들었다. 난 나의 직감이 틀리길 기대하기만 그래도 신뢰는 하고 있다. 그 직감이 내려주는 대답에 나는 곧 자력으로 도달할 수 있으니까. 이것은 내가 여태까지 살아오며 느낀 것이다. 내 직감은 언젠가는 내가 찾아내는 해답이 된다. 직감이 예견한대로 그녀의 눈망울을 바라본 것 만으로도 그녀가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감이 나에게 전해져 왔다. 이런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의 그녀를 그냥 둬선 오히려 일이 더 번거로워 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선택지는 "이 여성에게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안심을 준후 택시 안의 두 사람을 구한다" 이다. 1분 1초가 아깝지만, 그게 최고의 선택이라고 나는 판단했다. 설령 택시안의 두 사람이 죽어있다 해도 살려낼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겐 있다고 나는 나를 믿고 있으니까.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믿고 있으니까.

나는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오른손을 그녀의 어깨에 올리고 왼손은 그녀의 손 위에 포갠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절대로 당신을 두고 가지 않을게요, 불안 하다는 것도 두려워 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택시 안에 있던 사람들은 아직 살아 있지만 지금 응급 처치를 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다 목숨이 위험해요. 저 두 사람을 구하고 나면 반드시 당신 곁으로 돌아 올테니 지금은 잠시만 저를 보내주세요."

이건 그녀의 이성에 호소한 대사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그녀의 여심에 호소하는 대사였다. 내가 이런말을 하는 것도 정말 기분 나쁘지만 나는 대부분의 여성으로부터 호감을 살 수 있을정도의 외모를 지니고 있다. 내 눈 앞의 이 사람도 그 일반적인 여성과 같이 나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건 그녀의 심장박동 수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흔들다리 효과 라는 공포를 느끼는 여성은 이성에게 반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론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확신했다 이 사람은 나에게 반했다고. 무엇보다도 이 사람은 나에게 반했다는 직감이 들었으니까.

여심이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서는 이성보다도 강하게 작용한다. 

들린다. 그녀의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얼굴에 있던 불안은 씻어낸듯 사라졌다. 안구의 눈물은 마르진 않았지만 그 안에 녹아있던 공포는 이젠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입가엔 희미한 미소 마저도 보인다. 

그리고 여자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내가 잠시 그녀의 곁에서 떨어지는 걸 허락해 주었다. 그렇지만 예상보다 그녀가 나에게 느끼는 호감이 큰 것 같다. 조금 곤란한걸... 가볍게 한마디를 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편이 좋으려나.

하아.... 또 뭐라고 해야하나....

"그보다 제 교복 받아 가려면 돌아 와야 하잖아요?"

아... 진짜.... 하... 아니다, 이제 됐어 어차피 이런 캐릭터를 연기 하기로 했잖아. 그냥 끝까지 밀고 나가자. 나중에 처리 하는것도 가능하니까. 

나 스스로는 영 죽고싶어지는 대사였지만 그녀는 상당히 마음에 든듯 하다. 뭐 그럼 상관없겠지.

마지막까지 매력적인 기묘한 소년을 연기하기로 한 나는 그녀의 눈물을 훔쳐주었다.

좋아, 드디어 저 두사람을 구할 수 있어. 지금이라면 아직 분명히 살릴 수 있어. 

나는 택시의 문을 열었다.... 라기 보다 뜯어냈다. 찌그러진 탓에 잘 열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이렇게 부서진거 문 한짝 뜯어내면 뭐 어때.

아니 그보다 방금 전까지 여자 앞에 앉아 있던 내가 지금 택시의 문을 열고 있는 건 내가 순간이동 같은걸 한건 아니고 그냥 택시 앞으로 뛰어왔기 때문이다. 이 정도 거리는 내겐 거리도 아니다. 그리고 그 드래곤볼 같은 만화를 보면 캐릭터 들이 휙 휙 하고 안보일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장면이 있지 않은가? 나도 그 흉내 같은걸 내고 있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아니, 그보다 지금 중요한건 내가 아니라 택시안의 이 두사람이다. 

택시의 내부에는 공기가 없었다. 진공 코팅이 된 탓에 안에 산소의 공급이 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두 사람의 호흡이 끊긴것 같다. 

나는 택시 안의 두 사람을 바깥으로 끄집어 냈다. 

운전자는 50대 초중반의 남성. 승객은 20대 후반의 젊은 남성으로 회사원으로 보였다. 둘다 교통 사고로 인한 중상을 입기는 했지만 호흡이 멈춰 있었던 덕에 출혈 그 자체는 적다. 그리고 호흡이 멈춰 있다는 점만 빼면 둘 모두 치명상은 입지 않았다. 이 정도면 충분히 살릴 수 있어.

나는 두 사람의 상처에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해줄수 있는 최대한의 응급처치를 해두었다. 이제는 심장을 다시 뛰게 하기만 하면 된다. 심장이 다시 뛰기만 하면 두 사람은 살 수 있다.

필요한 의료 설비가 없으니 여기서 기댈수 있는것은 심폐소생술 뿐이다. 

숨을 쉬고 있지않은 택시 운전자와 승객의 옆에 앚고 나는 조그맣게 중얼대듯 말했다. 스스로에게 질책하듯 말했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그때부터 죄를 졌으니까 그 속죄로 사람 두명 정도는 살려내라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규격외의 생명력의 조금이라도 이 두사람에 옮겨가길 빌며 두 사람의 심장이 다시 뛰도록 닫혀있는 생명의 문에 노크를 했다.



4

후우... 다행이다....

두 사람 모두 호흡이 돌아왔다.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모두 했다. 나머지는 전문 의료 시설에서 처리 할 수 밖에 없다. 두 사람은 살 수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내가 구급차를 부르는 수고는 덜을 수 있을것 같다. 내가 부상자 두 사람을 응급처치 하는 동안 이성적 사고능력을 되찾은 듯한 그녀가 휴대폰을 찾아 119에 전화를 걸었다. 그보다 이 사람 상당히 호쾌한 사람이였다. 핸드 백 속에서 휴대폰을 찾다가 잘 보이지 않는지 안의 내용물을 다 쏟아버렸으니까. 

"여.... 여보세요! 1... 119죠? 여기 지금 사고가 났어요 빨리 와주세요!! 사람이 죽게 생겼어요!! 에...? 지금 여기 주소요...? 아 그... 그러니까 큰길인데... 아..."

.....?

설마 이 사거리 이름을 모르는건가? 나는 상당히 재밌다고 생각해서 알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모르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 애초에 비교의 기준을 나로 삼으면 안되겠지. 나는 모르는 것보다 아는게 더 많으니까. 

나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로부터 핸드폰을 뺏어들었다. 아니 난폭하게 뺏지는 않고 정중하게 뺏었다... 라는건 말이 이상하네.

하지만 그녀가 이 사거리의 이름을 알고 있었어도 어차피 중간에 전화를 뺏어들 생각이였다. 구급대원에게 따로 요구사항이 있으니까.

나는 수화기 너머의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도록 발음에 신경을 써서 말했다

"현재 장소는 무명사거리 입니다. 당장 구급차 2대를 이쪽으로 보내주세요. 사고 차량에서 가솔린이 새고 있어서 화재의 위험도 있으니 소방차도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환자의 이송은 근처에 있는 병원이 아니라 조금 떨어져 있지만 지월 병원으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이시간에 가장 믿을만한 스태프가 있는곳은 거기니까요.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화재의 위험이란건 기름이 새고 있어서 말한거지만 그래도 나는 괜찮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휘발유는 언제 어떤 이유로 발화할지 모르기에 만일을 위해 불렀다. 그리고 나는 되도록 이 환자들은 지월 병원으로 갔으면 했다. 나는 그 병원의 원장님을 존경한다. 그런 의사가 이 나라에 10명만 더 있어도 분명 우리나라의 의료계는 변했을 것이다. 분명 이 시간대의 응급환자라면 분명 원장님이 수술집도를 하시겠지. 나중에 감사 인사라도 하러 가야겠네. 

참고로 나는 지월 병원의 원장님과는 개인적인 인연이 있어서 어느정도 친분을 쌓고있다.

전화를 끊은 후 나는 잠시동안 그녀의 휴대폰을 계속 귀에대고 있었다. 아직 통화를 계속 하고 있는 척을 했다. 후사를 위해 그녀의 휴대폰으로 해둬야 할 일이 있다.

좋아 이 각도라면 내 손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

나는 엄지 손가락 만을 이용해서 그녀의 휴대폰을 조작해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신호가 가는 것을 확인한후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금 전의 발신 기록을 지웠다. 이걸로 안심이다. 아니, 내가 사적인 의도로 그녀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입수한건 아니다. 다만 이제 고역스럽게 매력있는 소년의 연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때문에 그런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휴대폰을 돌려주며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하실래요? 구급차는 아마 5분내로 도착할거에요. 그때까지 곁에 있어드릴 까요?"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오르는 말을 내키는 대로 했다. 이제 나중에 다 없었던 일로 할수 있으니까.

"응... 조금만 이라도 좋으니까 곁에 있어줘..."

나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검으면서도 깊은 호수같은 그녀의 눈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마치 첫 사랑에 빠진 듯한 사춘기 소녀 처럼 얼굴을 붉힌 그녀는 귀여웠다. 그녀는 충분히 매력적이였고 미인이였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내 취향은 아니였다. 두근거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의 이상형은 아니다. 그렇기에 미련은 없다.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상관없지.

나는 그녀를 안아 올렸다. 흔히들 말하는 공주님 안기를 시전했다. 현실에선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바로 그 공주님 안기를 나는 해버린 것이다.

"잠시나마 그때까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공주님" 

나는 싱긋 미소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있는게 들린다. 위험할 정도로 빨라지는걸.... 얼굴도 이 이상 붉어질 수 없을 정도로, 아니 터질 정도로 빨개졌다.

....

........

펑 하고 머리가 터져버린듯한 있을 수 없는 효과음이 들린듯한 기분이 들더니 어느새 그녀가 기절해 있었다.

후우.... 이제 이걸로 쉴 수 있겠네.

나는 기절한 그녀를 안은채로 다시한번 택시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택시의 시트를 하나 뜯어낸 후 그녀를 거기에 앉혔다. 물론 뜯어낸 시트는 만약 택시에서 새어나온 기름이 인화하여 차체가 폭발해도 안전할 정도의 거리에 두었다.

부상자 두명에게도 똑같은 처사를 해두고 싶었지만 저 두사람은 오히려 움직이는 편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지금 내가 할 일은 이걸로 끝났겠지. 

나는 마지막으로 아까 그녀가 쏟아버렸던 핸드백 안의 내용물을 다시 핸드백 안에 넣어 그녀의 무릎위에 올려둔후 근처의 지붕으로 올라갔다.

솔직히 이제 내 갈길을 가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까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다.

몇 분후, 기다리던 구급차가 도착했다. 구급 대원들은 분주하게 부상자 들을 이송했고 그들 중 한명은 택시의 시트위에 기절에 있던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신속하게 환자들을 대리고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아니 속도로 봐서는 폭풍인가. 역시나 프로네.

구급대원들이 떠나간후 아마 오늘 인생 최대의 사건을 겪었을 그녀는 얼이 빠진듯 멍하니 서있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듯 중얼거렸다.

"그렇지... 나 집에 가고 있었지..."

후우.... 다음부턴 제발 늦게 다니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다. 이런 귀가길은 정말.... 체험하기 힘들다고. 뒤치닥꺼리 하기도 힘들고.

어쨌거나 정신을 차린 그녀는 무사히 집에 돌아갔다. 나는 지붕 위에서 그녀가 집에 도착할때까지 미행했다.... 는건 말이 조금 이상하고 내 나름대로 바래다 주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오늘 운명에게 세번이나 목숨을 노려진 그녀에게 네번째 위험이 없을거란 확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도 있다. 

그녀가 무사히 집에 들어간걸 확인하고 나는. 아까 획득한 그녀의 번호로 메세지를 보냈다.

참고로 내 휴대폰은 내가 개인적으로 조작을 해두어서 간단한 조작만으로 발신자 제한 설정이 되고 상대방이 이 쪽으로 전화를 걸때는 우회 회선을 통해서 걸려오도록 되어 있다. 물론 내 개인적인 지인들은 이 우회 회선을 거칠 필요없이 나에게 다이렉트로 전화가 오지만 그 외에는 이 우회 회선이 사용되도록 설정 해두었다. 상당히 공들였다고.

메세지의 내용은 간결하게 보냈다. 뭐 약간 익살을 담기는 했지만 지금 이 메세지의 내용에 그리 중점을 둘 필요는 없다. 어차피 나중엔 모두 없었던 사실이 되니까. 다만 나중에 그녀와 다시한번 만나기 위해선 사전 작업이 준비했을 뿐이다.

그리고 조금 늦은감도 있지만 이제서야 내 이름을 밝힌다. 내 이름은 제갈기현이다. 이런 전혀 인간스럽지 못한 나지만 그래도 이름은 가지고 있다. 이 이름도 평범한 이름에 범주에 속하진 않지만 내가 가진것중엔 가장 평범한 축에 속한다. 내 이름만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내가 가진것중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 도 밝혀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와서 무언가 숨기는건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 

이것은 내가 품고 있는 비밀중에서도 가장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이며 가장 비현실적인 비밀이다. 하지만 이것도 밝히려고 마음 먹은 이상 우물쭈물 하는 것보다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겠지. 나는 초능력자다. 사람으로써는 절대로 행사할 수 없는 능력을 행사하는 바로 그 초능력자이다.




Knowledge no.1, acquired
개추
|
추천
3
반대 2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L:48/A:438]
CJ
흥미진진~!
2012-03-23 23:42:01
추천0
[L:58/A:227]
아스
한줄 요약 나는 초능력자 우우우~
2012-03-23 23:43:10
추천0
[L:47/A:372]
언트
한번에 너무 길면 ㄷㄷ
2012-03-24 12:13:05
추천0
[L:8/A:392]
accelerator
기.. 깁니다.. 지금은 시간이없기에.. 나중에 천천히읽어보겠습니다
2012-03-25 23:19:48
추천0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10369 창작  
[자작라노벨] 서운외고 학생회. 1 [8]
벨케
2012-03-18 0-0 2191
10368 창작  
[자작장편] 배고픈소녀는 야생오리?! - 1 - [4]
카무이
2012-03-18 0-0 1782
10367 창작  
[자작라노벨]서운외고 학생회. 2 [7]
벨케
2012-03-18 0-0 1925
10366 창작  
[자작소설]캐릭터 배틀 1~4화까지 [9]
육장광뇌
2012-03-18 0-0 2343
10365 창작  
[자작] 한 츄잉여가 있었습니다. [23]
죽었다
2012-03-18 8-0 2467
10364 창작  
[자작라노벨] The Knowers - Knowledge no.0 prologue [5]
고인
2012-03-18 2-1 1679
10363 창작  
[자작소설]캐릭 배틀-시즌2- 5화 [3]
육장광뇌
2012-03-19 2-2 2056
10362 창작  
[자작라노벨] 서운외고 학생회. 3 [1]
벨케
2012-03-19 2-2 1801
10361 창작  
[자작장편] 배고픈소녀는 야생오리?! - 2화 - [2]
카무이
2012-03-19 0-0 1802
10360 창작  
[자작소설] CHAMELEON -1- [1]
네임코드
2012-03-20 2-4 1791
10359 창작  
[자작라노벨] 서운외고 학생회. 4 [1]
벨케
2012-03-22 2-0 1726
10358 창작  
[자작라노벨] 서운외고 학생회. 5 [1]
벨케
2012-03-22 1-0 1740
10357 창작  
[창작노벨]예고)미래를 거머쥐는 자(변경:노벨혁명) [5]
어둠의인도자
2012-03-23 1-3 1809
10356 창작  
[자작라노벨] 서운외고 학생회. 6 [3]
벨케
2012-03-23 2-1 1737
창작  
[자작라노벨] The Knowers - Knowledge no.1 He Can Do Everything [4]
고인
2012-03-23 3-2 1454
10354 창작  
팬픽 <어떤 과학의 스킬아웃> [8]
홍작가
2012-03-24 2-0 1849
10353 창작  
간단하게소설 하나 시각장애인 이야기 [2]
플라이트
2012-03-24 1-1 1833
10352 창작  
[소설] 학교의 살인마 - Prologue [2]
류벨리온
2012-03-24 0-0 1769
10351 창작  
[창작노벨]노벨혁명 1화 [1]
어둠의인도자
2012-03-25 1-1 1703
10350 창작  
[창작노벨]노벨혁명 1.2화 [1]
어둠의인도자
2012-03-25 2-1 1507
10349 창작  
Way -길 (길의시작-프롤로그) -1 [2]
잔혹한태제
2012-03-26 0-0 1655
10348 창작  
어떤 과학의 스킬아웃 -1 [6]
홍작가
2012-03-28 2-0 2080
10347 창작  
어떤 과학의 스킬아웃-2 [7]
홍작가
2012-03-28 2-0 1757
10346 창작  
[자작라노벨]엘하자드 엠페러 1화 [2]
한세현
2012-03-30 0-0 1504
10345 창작  
[창작노벨]노벨혁명 2화 [1]
어둠의인도자
2012-03-31 0-1 1473
    
1
2
3
4
5
6
7
8
9
1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