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애시(七哀詩) - 왕찬
西京亂無象 ( 서경란무상) 서경이 어지러워 말이 아니니
豺虎方遘患 ( 시호방구환) 이리, 호랑이 같은 자들 환란을 일으키네
復棄中國去 ( 복기중국거) 다시 중국 땅 버리고 떠나
委身適荊蠻 ( 위신적형만) 멀리 이 몸 남만으로 가게 되었네.
親戚對我悲 ( 친척대아비) 친척들 나를 마주보며 슬퍼하고
朋友相追攀 ( 붕우상추반) 친구들 뒤쫓아오며 나를 붙잡네
出門無所見 ( 출문무소견) 문 나서니 보이는 것이란 없고
白骨蔽平原 ( 백골폐평원) 백골만이 평원을 뒤덮고 있네
路有飢婦人 ( 노유기부인) 길에는 굶주린 아낙이 있어
抱子棄草間 ( 포자기초간) 안고 있던 아기를 풀밭에 버리네
顧聞號泣聲 ( 고문호읍성) 뒤에서 울부짖는 소리들리나
揮涕獨不還 ( 휘체독불환) 돌아오지 않고 홀로 눈물로 떠나네
未知身死處 ( 미지신사처) “이 몸도 어디서 죽을지 모르는데
何能兩相完 ( 하능양상완) 어찌 둘이 온전할 수 있겠소?”
驅馬棄之去 ( 구마기지거) 말을 재촉하여 버리고 떠나가니
不忍聽此言 ( 불인청차언) 차마 그런 말 들을 수 없어서라네
南登覇陵岸 ( 남등패릉안) 남쪽 패릉 언덕에 올라
回首望長安 ( 회수망장안) 고개 돌려 장안 바라보며
悟彼下泉人 ( 오피하천인) 하천시 지은 이의 뜻을 알고 보니
喟然傷心肝 ( 위연상심간) 한숨만 나오며 가슴 아파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