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중유일사 1(丘中有一士) - 백거이
丘中有一士 (구중유일사) 산 속에 한 선비 있으니
不知其姓名 (부지기성명) 그의 이름은 알지 못하네
面色不憂苦 (면색불우고) 얼굴엔 걱정이나 근심 빛 없고
血氣常和平 (혈기상화평) 혈기 언제나 화사하고 평화롭네
每選격地居 (매선격지거) 언제나 한적한 곳 골라서 살아
不踏要路幸 (불답요로행) 출세며 번잡한 길 가지를 않네
擧動無尤悔 (거동무우회) 움직임에 뉘우칠 일 하지 않으니
物莫與之爭 (물막여지쟁) 남들과 다투는 일 또한 없네
黎藿不充腸 (여곽불충장) 콩잎을 먹어도 배불리 먹지 않고
布葛不蔽形 (포갈불폐형) 거친 베로도 몸을 덮진 못했네
終歲守窮餓 (종세수궁아) 늘 가난과 배고픔에 시달려도
而無嗟歎聲 (이무차탄성) 한 마디 탄식의 소리도 없네
豈是愛貧賤 (기시애빈천) 어찌 가난이 좋아서이랴
深知時俗情 (심지시속정) 속세의 욕정을 깊이 앎이네
勿矜羅익巧 (물긍라익교) 그물이나 활 솜씨 자랑 말아라
鸞鶴在冥冥 (난학재명명) 난새나 학은 아득히 나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