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월(中秋月) - 이덕무
端正中秋月 (단정중추월) 단정하게 비취는 한가위 저 달
姸姸掛碧天 (연연괘벽천) 곱게 곱게 창공에 걸려 있구나
淸光千里共 (청광천리공) 맑은 빛은 똑같아 천 리밖에도
寒影十分圓 (한영십분원) 찬 그림자 둥글 대로 둥글었네
賞玩唯今夜 (상완유금야) 탐스러운 구경도 오늘 이 밤뿐
看遊復隔年 (간유복격년) 보려면 다시 한 해 지나야하네
乾坤銀一色 (건곤은일색) 천지는 한결 같이 하얀 은백색
常恐落西邊 (상공락서변) 혹시 저 서산에 떨어지면 어째
中秋雲路淨 (중추운로정) 한가위라 구름 길 깨끗이 열려
皎皎一輪圓 (교교일륜원) 바퀴처럼 둥근 달 희기도 희네
逸興只輸筆 (일흥지수필) 흥 다하면 붓대에 바칠 뿐이니
耽看不用錢 (탐간불용전) 탐내봤자 한 푼도 들지 않는걸
穿簾光瑣碎 (천염광쇄쇄) 발 사이로 찬란히 부서지는 빛
入戶影姸娟 (입호영연연) 창에 들어 그림자 곱고 곱구나
遮莫須臾玩 (차막수유완) 보고보고 다시 한번 또 보고자
今宵隔一年 (금소격일년) 한해가 지나야만 이 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