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田家) - 박지원
翁老守雀坐南陂 (옹노수작좌남피) 참새 쫓는 노인네 밭둑에 앉아 있건만
粟拖拘尾黃雀垂 (속타구미황작수) 개꼬리 조 이삭에 노란 참새 매달렸네
長男中男皆出田 (장남중남개출전) 맏아들 둘째 아들 일하러 들로 나가고
田家盡日晝掩扉 (전가진일진엄비) 시골집 사립문은 하루 내내 닫혀 있네
鳶蹴鷄兒攫不得 (연축계아확부득) 소리개가 병아리를 채가려다 놓쳤는지
群鷄亂啼匏花籬 (군계난제포화리) 박꽃 핀 울 밑에 소란스레 우는 뭇 닭
小婦戴棬疑渡溪 (소부대권의도계) 함지를 인 새댁은 조심조심 내 건너고
赤子黃犬相追隨 (적자황견상추수) 누렁이와 벌거숭이 다투어 뒤따라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