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립(詠笠) - 김병연
浮浮我笠等虛舟 (부부아립등허주) 머리에 쓴 내 삿갓 가볍기 빈 배 같아
一着平生四十秋 (일착평생사십추) 어찌하다 쓰게 되어 사십 평생 흘렀네
牧竪輕裝隨野犢 (목수경장수야독) 목동은 간편히 쓰고 소 먹이러 나가고
漁翁本色伴沙鷗 (어옹본색반사구) 늙은 어부 갈매기와 낚시질할 때 쓰네
醉來脫掛看花樹 (취래탈괘간화수) 취하면 벗어서 걸고 꽃 나무 바라보고
興到携登翫月樓 (흥도휴등완월루) 흥나면 벗어들고 누에 올라 달을 보네
俗子衣冠皆外飾 (속자의관개외식) 세상사람들 의관은 겉치레일 뿐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 (만천풍우독무수) 세상의 비바람도 삿갓 있어 걱정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