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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섬찟함
나가토유키 | L:57/A: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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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40 | 작성일 2021-04-11 23: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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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섬찟함

난 쫌 겁이없어. 도둑이 들어왔을때도 잡으려고 했고, 어두운 밤길도 혼자 잘 다니고...
날아다니는 바퀴벌레 빼고는 별로 무서워 하는게 없음동. 잡솔 그만하고..
아무튼 난 무서운 영화도 대게 좋아하고 무서운 이야기 듣거나 읽는것도 디게 좋아해.
귀신이 무섭긴 하지만 난 평생 본 적이없고 평생 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었어. 가위도 눌린적 없고.
그런 일상....

 

이젠 10년정도 지난 일이라 가물가물 하긴 하지만, 딱 한번 제대로 무섭다고 느낀 경험이 있어. 귀신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무서운 가위경험도 아니라서 걱정되는데,


중학생 때였어. 제일 친한 친구가 정말 피폐한 얼굴로 "어젯밤에 가위눌렸어" 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난 또 신나서 "얘기해줘 얘기해줘" 했지.
그 애의 경험은


새벽까지 TV를 보다가 두시를 넘어서 침대에 누웠대. (중학생이 -_-) 아무튼 침대에 누워서 자는데 반쯤 잠든 결에도 디게 피곤하고 몸이 무거워서 몸을 뒤척 거렸는데 뒤척거리다가 딱 한자세에서 몸이 멈췄대.
등을 침대에 대고 딱 정자세로 누운채로 양손을 가슴 정중앙에 포개는 자세. 이해가 되려나? 뒤척거리다 그 자세가 되는 순간 몸이 탁 굳었다더라고. 움직이려고 해도 움직이지 않고. 그래서 "이게 가위인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자기 방에서
-챠작 챠샤작 챠샤쟈작
하고 모래가 바닥에 날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거야. 친구는 무서워 지기 시작하는데 이불이 들척거리는 느낌이 나면서 뭔가 차가운게 발 밑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대. 엄청 차가운 손같은 느낌... 그 차가움이 점점 몸을 타고 천천히 올라오더니 자기 포개진 손 위를 감싸 잡았다는 거야...
자기 두 손이 가슴곁에 포개져 있으니깐 자신의 손이 아님이 분명한데.... 그 친구가 느낀건 그 손이 차가운 이유는
살같만 쏙 벗겨져서 근육과 핏줄과 뼈만 있는 손이였기 때문이래. 그 근육이랑 핏줄이 느껴지는데 그손이 손을 넘어서 목으로 오려는 순간 무슨 힘이 난건지 소리를 지르고 벌떡 일어나서 부모님 방에 가서 울었다는거야.
원래 반항기라 부모님이랑 디게 사이 안좋았는데, 그 날 오랜만에 따뜻한 가족이 되었다능...

 

아무튼 그 가위이야기를 듣고, 으~~ 하면서 신기해 했어.

 

 

그러고 1주일이 지났을까..
자다가 목이말라서 물을 마시고 다시 자려고 했어. 그때 핸드폰을 보니 정확히 새벽 2시더라고. 속으로 "아 친구가 가위눌린 시간이다!" 라고 생각하곤 다시 잠들었어.

 

꿈 얘기를 하기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나는 그 당시에 부산에 살았어. 중학교는 해운대 신시가지에 있었고 원래 나도 그쪽에 살다가 사정상 거기서 쫌 먼곳으로 이사갔어. 부산냔 아니라면 이해가 힘들겠지만 ㅠㅠ 아무튼 난 반여동에 살았어. 그래서 매일 등하교를 버스타고 40분씩 했었어.


꿈속에서 나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있었어. 늘 타던 100-1번 버스를 타고 창밖을 보고 있는데...

 

  다른동네(재송동) 가는 오르막길

       :  :
       :  :
       :  :
집  ----------- --------------    중학교
  ---------------------------


중학교방향에서 집방향으로 쭉 가던 버스가
갑자기 우회전을해서 다른 동네로 가는 오르막을 올라가는 거야. 그래서 깜짝 놀라서 버스 번호를 확인하니, 늘 내가 타는 버스는 맞는데 이상한 길로 가고있었어.

그래서 기사아저씨 한테 가서


"아저씨 이거 반여1동 안가요?"
라고 물어보니깐 날 쳐다보지도 않고 아무대답도 안해주는거야. 난 잘 못들으셨나 해서


"아저씨, 죄송한데요.. 버스 노선 바뀌었나요? 반여1동 안가나요?"
라고 다시 물어보니깐 쳐다보지도 않고 차를 멈추더니 앞문을 열어주는거야. 그래서 그냥 내렸어. 원래 꿈이서는 현실이면 수긍 못할일도 쉽게 수긍되는 경우가 있잖아? 난 내려서 다른 버스를 타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내렸지.

 

내려서 보니, 정말 시골같은 곳이었어. 그리고 젊은 사람은 한명도 없고 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뿐이었어. 주변을 둘러보니 어르신들이 10분 정도 정거장에 계셨어.
난 어르신들께 여쭤봤어.

"할아버지, 저 반여1동 가려고하는데 몇번 버스 타면 되요?"

하지만 어르신들은 말도 않은채 그냥 손가락으로 한 쪽을 가르켰어.

 


            계속 알 수 없는 오르막길
           :  :
           :  :
           :  :
           :  :
           :  :    정류장
    숲  ~~~~~   :
      ~~~~~   :
           :  :
           :  :
           :  :
           :  :


가리킨 곳을 봤어
정류장 정면으로 작은 오솔길이 보이고
그 오솔길 끝에 우리 아파트가 보였어.

그래서 난 "감사합니다!"
하고 그 오솔길을 향했어.
하지만 내가 감사하단 인사를 해도 미소짓기는 커녕 너무 표정없이 쳐다보시면서 어르신들끼리 대화를 하는데, 신기하게도 나한테는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어.
어쨋든 버스비 또 안써도 된다는 생각으로
신나게 걸어가는 순간


싸아아악. 하고 몸이 식어 버리는거야.
걸을 수록 심장박동수는 빨라지고... 너무 기분이 더러워서, 다시 나왔어.
그리곤 어르신께 다시 가서

"할아버지 죄송한데요... 다른길은 없어요? 버스 없나요?"
라고 하니 버럭 화를 내면서

"다른 길 없어!!!! 절로가!!!!!!!!!!!"
"아니요... 저 그냥 버스타고 다시 내려가서 아는 길로 갈께요. 반대편 정류장만 어디있는지 알려주세요"
"안돼!!!!!!!! 여기 버스 없어!!!!!!! 버스타고 못내려가!!!!!!"


하시는 거야. 그래서 어르신한테 더 무례끼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오솔길로 접어들었어.
분명 한 50m되는 앞에 우리 아파트가 보이는데.. 왠지 그 길을 가기가 너무 힘들었어. 기분이 너무 이상하고 심장도 이상하게 뛰고...
버스비도 아낄 수 있는데, 다시 돌아가려해도 몸이 움직이질 않는거야.


그래서 정말 죄송한 마음을 품고 한번 더 어르신께 돌아갔어.

"할아버지, 진짜 죄송한데 다른 길 없어요? 저 저길로 못가겠어요."


이러니깐 한참을 보시고 또 어르신들끼리 뭐라뭐라 대화하시는거야. 그리곤 "안되겠군..." 이러셨어.

난 뭐가 안되는 지도 모른채, 그냥 버스타고 올라왔던 길을 그냥 내려갔어. 그게 꿈에 끝이고
목이 또 말라서 눈을 뜨게 되었어.

분명 눈을 떳다고 생각했는데 눈이 떠지질 않는거야. 그리고 정신을 챙기니, 내가 딱 내친구가 가위눌린 그 자세로 누워있었어. 정자세로 가슴에 손 포갠채...


"헐.. 나도 가윈가? 나도 그 손 나오나?"
라고 상상하고 있는데

-챠작 챠쟈작. 챠샤샤챠샥

하고 그 모레가 침대 밑 바닥에서 날리는 소리가 들렸어.
"헐 레퍼토리가 다 똑같나?" 하는순간


-찌이이이익. 찌이이이익. 콰작콰작
하고 신문지를 누가 찢고 구기고 하는 소리가 들렸어.
점점 소리가 커지니깐 무섭기도 해서 흔히들 가위 해체법이라는 발가락 힘주기를 시전했지.


그러더니 소리가 싹 사라지만서
우리가 어릴때 손에 "전기"라면서 했던 놀이같이 온몸이 사아악~ 하면서 가벼워지는 느낌.


그래서 자세를 바꾸고 다시 자려고 했어.
그러더니 또 소리가 들리고 몸이 무거워지는거야. 또 발가락에 힘주고 "사아악~"

자세를 바꾸고, 다시 몸이 무거워지며 소리가 들리고, 발가락 힘주고 "사아악~" 하며 몸이 가벼워지는걸 5~7번 정도 반복했을때, 짜증이나서 벌떡 일어났어.

 

그 느낌알아? 난 현실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든게 꿈이었을때.
난 가위눌렸다고 생각했던 그것들이 꿈같았어. 이건 말로 설명하기 너무 힘든데, 꿈에서 깨고나면 그 특유에 "꿈이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

헐, 하면서 조금 어의없어하곤 시계를 봤더니 새벽 2시 5분.......


그 버스잘못탄꿈, 가위를 눌린건지 그게 꿈인지, 아무튼 그 2개가 겨우 5분사이에 일어난 거였어. 조금 무섭기도 했고, 새벽2시부터 4시까지가 귀신이 활동하는 시간이란걸 들어서, 할머니 방으로 갔고, 거기서 잤어.

 


그 후론 일절 비슷한 경험도 없었지만....
내게 딱 유일한 조금 섬짓한 경험이야..


가끔씩, 내가 그 오솔길을 끝까지 걸었으면 어땟을까? 라는 생각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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