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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74)
에단헌트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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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9 | Exp.72%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71 | 작성일 2020-09-15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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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74)

 


"일어나시지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의 몸이 들썩였다.


움직인다.


움직이고 있었다.


언더월드에서 강제적으로 로그 아웃을 하고 나서

키리토의 지시로

그의 몸에 투여된 전신마비약의 해독제를 투입하고 난 뒤

마비 효과가 풀리는 것과 동시에

마치

돌처럼 굳어 있던

그의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가브리엘 밀러는

홀린 듯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 어떤 기쁨이나 공포의 표현 하나 없이

그의 몸이 바로 서는 순간


전신이 비명을 질렀다.


그 짧은 시간 만에

그의 근육이 올올이 풀려 버린 느낌이 들고


풀려 버린 근육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비명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지만,


가브리엘 밀러는

그 고통마저 기쁘게 받아들였다.


일어선다.


하지만


가브리엘 밀러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그저

지금 몸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키리토의 지상명령이라는 듯이

최선을 다해

몸을 일으킬 뿐이었다.


알고 있다.


지금

그의 앞에 있는 키리토는

그에게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숨 쉬는 것을 멈추라 하면

멈춰야 한다.


살아 있는 것을 멈추라 하면

죽어야 한다.


한 줌의 영혼조차

그의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지금

이 순간


키리토는

가브리엘 밀러의 모든 것을,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렇게


가브리엘 밀러가

덜덜 떨면서도 필사적으로 일어난 것을 본

키리토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그럼 이제 저에게 할 말이 있을거에요."

 

 

 

 

 

 

 

 


키리토의 목소리가

넘실거리는 검은 불꽃처럼

가브리엘 밀러의 귀를 파고들자


가브리엘 밀러는

몸을 움찔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입이 헤, 벌어지면서

간헐적인 경련과

필사적인 몸짓을 하다가


자신의 뒤통수를 지그시 누르는

원형 모양의 금속성의 물체를 느끼고는


필사적인 몸짓과

간헐적인 경련 그 자체를

완전히 멈추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마치 이 순간

앞으로 사용할 뇌를 다 사용해버리겠다는 듯이

가브리엘 밀러는

오로지 생각을 하는 것에 집중을 한 뒤,

고개를 들었다.


그가 해야 할 답변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만약


그 답변이 틀리는 순간


자신은

그 즉시

알리시아의 부모 집에

목과 몸뚱이가 붙어있는 모습보다

더 끔찍하다고 할 수 있는

고깃덩어리 아니

단백질 덩어리가 되어서

바로

DHL로 택배 배송된 뒤


그녀의 부모의 손에

목과 몸뚱이가 분리되던지


그들의 손에

진짜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될테니까

 

가브리엘 밀러는

고개를 든 모습으로,

 

 

 

 

 

 

 

"무...엇이든......"

 

 

 

 

 

 

 

탁한 목소리.


갈라지고 또 갈라져

쇠를 긁는 듯 쉬어버린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새어 나온다.

 

 

 

 

 

 

 

"원하는...

 원하시는 모든 것을.....말씀드리겠습니다.

 뭐든, 뭐든.......

 제가 알고 있는 것이든,

 제가 모르는 것이든.

 그게 무엇이라 해도......."

 

 

 

 

 

 


가브리엘 밀러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힘겹다는 듯

필사적으로 말했고



밀려오는 해일 앞에 선,

달아날 곳 없는 어린아이처럼 신음을 하면서

 

 

 

 

 

 

 

 

"뭐......뭐든지 말씀드릴테니....

 제....제발....

 제...발 저를............죽여주세요.....

 제발...저를......

 죽...죽여주세요.

 그렇게 해 주신다면

 모든...것을...말......"

 

 

 

 

 

 

 

 

거기까지 이야기한

가브리엘 밀러는


결국


울보 어린아이 저리 갈 정도로

펑펑 울기 시작하고


그 말을 들은

키리토가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자


가브리엘 밀러는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 하면서


동시에

머리 속에

자신이 처음으로 섬뜩함을 느낀 적이 생각났으니...

 

 

 

 

 

 

 

그는

사실 섬뜩함을 느낀 적이 있었다.


과거 한 번.

죽음이라는 것을 처음 보았을 때도,

자신의 손에 죽임을 당한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고통에 떨면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도 미동조차 없던

그의 심장이 공포에 질린 적이

단 한 번 있었다.


그 자신이

공포라는 감정을 알겠다는 정신나간 연구의 일환으로

생매장해 죽인 이의 시신을 꺼내기 위해

그 바시고 카잘스 (PoH) 와 함께 땅을 파헤쳤을 때.


자신의 연구(?)목적으로

석관 안에 사람을 밀어 넣고

단단히 봉한 채 묻어버린 관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다시 파헤쳤을 때.


굳게 닫혀 있던 관 뚜껑을 연 순간,

가브리엘 밀러는

생전 느낀 적 없는

섬뜩함과 찝찝함을 직면해야 했다.


그 광경은

처참이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었다.


산 채로 땅에 묻힌 사람이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에 갇힌 것이다.


얼마나 공포에 떨었는지,


얼마나 발악을 했는지,


전신에

멀쩡한 부분이 없었다.


석관 여기저기에 부딪친 몸은

하나같이 터져 있고,


손톱은 모조리 부러져 나간 것도 모자라

손가락 중 몇 개는

그의 입 안에 들어가 있었다.


너무도 거대한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미쳐서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뜯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표정.


죽는 그 순간까지

얼마나 큰 공포에 시달렸는지,

사람의 것이 아닌 듯한 표정이 죽어서까지 남아 있었던 것이었다.


스스로 담대함을 넘어서

감정이 거의 없다고 여겨지는

그 바사고 카잘스조차도

그 광경을 잊지 못해

며칠 동안 악몽을 꿀 정도였으니

그는 어떠했겠는가.


그것은......


진짜로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그런데


가브리엘 밀러는

이 오션 터틀에 와서

키리토 앞에 서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석관 안에서 죽어간 이는

적어도

몸이라도 움직일 수 있고,

발버둥이라도 칠 수 있었다.


그런데


같은 조건에서

몸조차 움직일 수 없는 이는 어쩌란 말인가?


몸이 움직이기만 한다면

빠져나갈 수 있는데,

그 몸이 움직이지 않아

어둠 속에 방치되어 죽어가는

그 갑갑한 두려움을

대체 어쩌란 말인가.


지금

그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해방감 따위가 아니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공포에서 해방되었지만,


그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그보다 더 큰 두려움이었다.


다시

그 꼴이 될 수 있으니까.


그가

지금 눈앞에 있는

악마 아니 마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는

다시 육체의 자유를 잃은 채

어둠 속에서 방치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몸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그 상황만 피할 수 있다면,

가브리엘 밀러는

죽음이라는 결과를 격렬한 환희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죽음은 차라리 안식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모든 것을

오션 터틀 감시용 카메라 기록 녹화화면을 재생하는

박한성 대위 앞의 모니터로 보던

키쿠오카 일등육좌와 아키 삼등육위를 포함한

클라인과

리즈벳,

그리고 시리카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결국


자신들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 화면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압도적인 공포와

압도적인 무력감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공포와 무력감은

그 동영상을 두 번째로 보는

자위대 별반 소속인 키쿠오카 일등육좌와

처음으로

그 영상을 보는 아키 삼등육위 조차도

너무 무서워서

두 사람 다 고개를 돌릴 정도로

압도적인 힘으로

그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정도면

실제 저 당사자가 느끼는 것은 얼마나 된단 말인가?


그런 의문이 들면서도


키쿠오카와 아키 삼등육위


그리고


클라인과 시리카, 리즈벳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그 화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고,

 

 

그렇게


그들이 고개를 돌린

모니터 안에 계속 나오는 가브리엘 밀러는

밀려오는 해일 앞에 선,

달아날 곳 없는 어린아이처럼 신음을 하면서

제발 죽여달라고

키리토에게 애걸복걸을 하고


그런 가브리엘 밀러를 차가운 눈으로 보던

키리토는

그런 그를 비웃는 듯한 말투로

 

 

 

 

 

 

 

 

"죽여 달라고요?"

 

 

 

 

 

 

 

목소리.


절대적 권한을 가진 이의 목소리가

그의 영혼을 떨게 만들었다.

 

 

 

 

 

 

 

"요구나 부탁을 할 수 있는 처지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시군요."

 

 

 

 

 

 

그런

키리토의 차가운 말투에


가브리엘 밀러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아...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죄...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부디,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부디......"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죄를 빌어야 한다는 의식만 있을 뿐이었다.


엎드려 빌지도 못한다.


키리토가

그에게 일어나라고 했으니까.


자세를 흐트러드릴 자유조차 부여받지 못한

가브리엘 밀러는

몸을 꼿꼿이 세운 채

필사적으로 빌고 또 빌었다.


제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키리토가

자신의 건방질 수도 있는 행동에

노여움을 가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런 그를

키리토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무너졌다.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마지막 선이 무너졌다.


지금 이대로

그를 풀어준다고 해도

그는

이제 암흑신 벡터는 커녕,

가브리엘 밀러라는 인간으로서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같은 일을 당해도

다른 사람은 이렇게까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브리엘 밀러는 키리토를 보았다.


악은 악을 알아보는 법.


자신보더 더 큰 거대한 악 그 자체를 본 이는

자신의 처지를 직감하기 마련이다.


스스로가 그런 존재이기에

자신이

어떤 꼴을 당할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가브리엘 밀러를 망가뜨린 것은

키리토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죄악들인 것이었다.


악당은

악당에게 맞는 방식이 있는 법이고,


키리토는

그런 방식을 적절하게 사용했을 뿐이었다.


그럼

이제는

굳이 다른 것은 필요가 없었다.

 

 

 

 

 

 

 

 

"제가 무엇을 알아야 될까요?"

 

 

 

 

 

 


그런 태연한 질문에

가브리엘 밀러의 눈이 떨렸다.


그의 대답은

이미 정해진 것이었으니까.

 

 

 

 

 

 

 


"....모든....모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 말에


키리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럼 한 번 말씀을 해 주시지요.

 제가 만족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는

서 있는 상태에서 완전히 움직이지 않는 몸을

간신히 이리저리 움직여서

그의 발 앞에 엎드린 뒤,


필사적으로 울면서

키리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라면

혓바닥으로 신발이라도 닦겠다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그런 그를 바라보던

키리토는

 

 

 

 

 

 

 

 


"지금 말이 아닌 행동부터 보여주겠다는 건가요?

 그렇게 말귀를 못알아들으신다면

 바로 나가드릴까요?"

 

 

 

 

 

 

 

 

라고


감정 그 자체가 없는 듯한

무심한 목소리로 묻자,


키리토 앞에 주저앉은

가브리엘 밀러는


말 그대로


그가 아는 모든 것을

전부 이야기했다


말하고

또 말하고.


늘어놓고

또 늘어놓는다.


그가 아는 모든 것을.


머리 속의

두뇌 한 조각, 한 조각을

전부 쥐어짜는 듯한

필사적인 모습으로

무엇이든지.........

좔좔 이야기를 했다.


진짜

자신의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모든 것까지

전부........


키리토의 흥미를 끌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간에 말이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키리토는

가만히 그의 모든 말을 들은 뒤,

 

 

 

 

 

 

 

 

"끝인가요?"

 

 

 

 

 

 

 

 

라고 묻자


가브리엘 밀러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이면서,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말.......했습니다.

 모두 다.....말입니다.

 이제..........

 저를 죽여주십시오.

 간절하게 애원하겠습니다.

 저...저를

 다시 그 지옥으로 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제발...제발."

 

 

 

 

 

 

 


가브리엘 밀러의 울먹이는 모습을 바라보던

키리토는


가만히 그를 쳐다보다가

 

 

 

 

 

 

 


"기회를 드리지요.

 잠시 뒤에 돌아올테니까요.

 그 사이에

 한 가지를 준비하세요.

 그것은

 새로운 정보.

 당신이 말하지 않은 새로운 정보.

 내가 흥미가 생길 새로운 정보.

 이해되셨나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의 몸은

경련을 일으켰다.


없다.


더는 없다.


그는............

정말 모든 것을 긁어 말했다.


더 이상은.........

말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어디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라는 말인가.

 

그런

절망으로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가브리엘 밀러의 모습을 보던

키리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또 하나는,

 지금까지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그대로 이야기하세요.

 단어 하나, 쉼표 하나 틀리지 않고

 거기에 덧붙여서

 당신이 이야기해줄 새로운 정보가 마음에 든다면

 암흑신 벡터 아니

 가브리엘 밀러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지요.

 당신에게 영원한 죽음을 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내가 만족을 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그런 무간지옥보다 더 지독한

 타르타로스 속에서

 계속 그런 식으로 지내도록

 해 드리지요."

 

 

 

 

 

 


그 말에


가브리엘 밀러의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키리토가

다음에 할 말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자신의 귀로 듣는다는 것은

너무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런 그의 귀에 들려오는

키리토의 목소리에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양손을 들어서 고막을 파내고

귀를 뜯어내고 싶었다.


그러면..............


듣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에게는

그럴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고,


그런 절망에 빠진 그에게

키리토의

악마나 무간지옥의 마귀들조차도 오금을 저리면서 벌벌 떨 정도로

얼음같은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다시 말해서

 만약에 못해낸다면 영원한 안식을 드리지요.

 아주 천천히 느긋하게 즐기면서

 영원히........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말이지요.

 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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