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도시에 좋지 않는 면이 있는 것은 나도 알고 있어. 그것을 우리들이 손 댈 수 없는 높은 녀석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말이야, 그것을 힘으로 배제하는 방식으로는 설령 성공하더라도 네가 바라는 세계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나 이외에도 너를 구하려고 노력한 녀석들 짐작이 가지? 그 녀석들과 조금씩 바꿔나가면 되는 거야.
"만나본적도 없고, 단 한 마디도 나눠보지 않은 너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런 선택지를 내버리고, 마지막까지 제대로 맞서보는 건 귀찮으니까, 끈덕지게 말을 해 보는 것보다 그냥 얼른 죽여버리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지. ……틀림없이 그것이, 너희들이 끌어안고 있는 마지막 '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