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에데가 없어져도, 카에데는 오빠가 후회하지 말아줬으면 해요. 카에데의 꿈을 잔뜩 이뤄줬다고 가슴을 펴며 말해줬으면 해요. 슬픈 기억보다, 즐겁고, 기쁘고,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기억을 잔뜩 남기고 싶어요. 카에데가 없어도, 오빠가 카에데를 웃으면서 떠올릴 수 있으면 기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카에데는 최선을 다할 거예요.
그 시기에는 정신없이 바빴던 기억밖에 없어. 집에 와도 잠만 자고 내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볼 여유도 없었어.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도 받았지만 '이 사람은 누구더라?' 그런 것만 생각했지. 하지만 노도카만은 달랐어. 동생이라고 소개받았을 땐 솔직히 당황스러웠지만 '언니 멋있었어', '언니 대단해' 라면서 항상 편지를 보내줘서 그때마다 용기를 얻었어. 노도카가 기뻐한다면 또 힘내 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덕분에 난 일이 좋아졌어. 그러니까 노도카, 고마워. 여동생이 돼 줘서 고마워.
난 계속 비교당해 왔어. 어릴 때부터 쭉 말이야. 오디션에 가도 항상 마이 씨가 붙으니까 그럴 때마다 난 엄마한테 혼났어. 마이도 하는 걸 왜 노도카는 못하냐고. 마이 씨가 연예계 활동을 쉬는 사이, 나는 힘들게 스위트 불릿으로 데뷔했어. 엄마도 조금은 다정해져서 칭찬해줬어. 그런데... 그런데 활동 재개라니? 특집 드라마에서 역할도 잘 맡고 광고도 잔뜩 찍고 패션 잡지에도 매달 어딘가의 표지에 나오고 왜 날 방해하는 거야? 내가 겨우 할 수 있게 된 걸 간단히 뛰어넘고 항상 모두가 보는 건 마이 씨고 내가 노력한 걸 다 망치지 마! 정말 싫어... 언니가 정말 싫어!
거기 너희들 잘 들어라! 2학년 1반 출석번호 1번 아즈사가와 사쿠타는 3학년 1반의 사쿠라지마 마이 선배를! 사쿠라지마 선배를 좋아한다!! 마이 씨, 좋아해요! 좋아해요, 좋아해요, 좋아해요, 좋아해요, 좋아해요!! 마이 씨, 좋아해요! 손잡고 시치리가하마를 걷고 싶어요! 바니걸 복장도 한번 더 보고 싶어요! 꼭 끌어안아 보고 싶고 키스도 하고 싶어요! 한마디로 마이 씨,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해요!!!
항상 날 연하 취급하며 놀렸던 그녀. 야한 얘기로 자폭해서 얼굴이 새빨개졌던 그녀. 실패한 걸 숨기려고 오기 부리며 센 척했던 그녀. 제멋대로에 여왕님이고 기분파에 그러면서 의외로 순진했던 1살 많은 선배. 이제 무시하게 두지 않겠어. 못 본 척할 수 없게 할 거야. 그렇게 되지 않을 정도로 모두의 기억에 새겨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