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세계에 온 이후 계속 의문을 품었어. 그 녀석이 어디에서 우리를 관찰하고 세계를 조정하고 있을까 하고 말이지. 하지만 난 단순한 진리를 잊고 있었어. 어린애들도 아는 거야. 남이 하는 RPG를 옆에서 구경하는 것만큼 따분한 것도 없지. 안 그래? 카야바 아키히코

베타 테스터 출신이라고? 날 그런 초짜 녀석들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아 줘. 착각하지마. 그쪽의 그 여자도 내 지시대로 움직였을 뿐인 단순한 초짜야. SAO의 베타 테스트에 당첨된 1000명 중 대부분은 레벨 올리는 법도 모르는 뉴비들이었어. 지금의 너희가 차라리 나았지. 하지만 나는 그런 녀석들과 달라. 난 베타 테스트 중에 다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층까지 올라갔지. 보스의 카타나 스킬을 알고 있었던 건 훨씬 위층에서 카타나를 쓰는 몬스터와 실컷 싸워봤기 때문이야. 그 밖에도 이것저것 알고 있어. 정보상 따윈 문제가 안 될 만큼 말이야. 비터... 좋은 호칭이네 그거. 그래 난 비터야. 앞으로는 테스터 출신 따위와 똑같이 취급하지마.

저기에 가지 못하면 아무것도 끝나지 않고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아. 만나야 해, 다시 한번... 다시 한번 아스나를...

당신은 그냥 찬탈자일 뿐이야. 세계를, 그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 자에게, 지배자가 될 자격이 없어!

도망치지 마라. 그 남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겁을 먹지 않았다. 바로 그 카야바 아키히코가! 스고우 너의 기분은 안다. 나도 그 녀석한테 진 적이 있었거든. 하지만 난 그 녀석처럼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 너와 달리 말이다.

너의 수법은 잘 알고 있어. 사람들을 싸우게 만들고 증오의 씨앗을 뿌려서 다음 분쟁을 일으키지. SAO에서는 그 수법에 여러 번 휘둘렸지만 이 세계에서는 니 좋을대로 하게 두진 않아! 절대로!!

아스나... 그건 내가 선택한 거야. 나 자신이 집단에 소속되지 않기로 한 거야. 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거나 칭찬받고 싶어서 싸우고 있는 게 아니야. 나 자신과, 나랑 가까운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 다른 건 어찌 되든 상관없고 모두 다... 내가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거야.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거나 칭찬받거나 할 자격은 나한텐 없어. 아스나가 나 때문에 울 필요는...

SAO는 평범한 게임이 아니야. 목숨이 걸려 있어. 하물며 싸움 한복판에서 정말로 생사가 걸린 극한 상황에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행동이든 하겠지.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나타나는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단정할 순 없어. 사소한 평소의 모습이야말로 그 사람이 본 모습이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해. 베타 테스터인지 아닌지는 문제가 아니야.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그건 니가 알고 있을 거야.

미안하네. 여긴 통행금지다.

파티 멤버는 절대로 죽게 내버려두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