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878억인데…"영빈관 신축 몰랐다" 한 총리 발언 파장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실 영빈관 신축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한 총리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영빈관 신축 예산 편성 여부를 알고 있었느냐'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이 878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책정한 뒤 이를 추진하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전까지 한 총리는 전혀 몰랐다는 의미다. 대통령실이 관련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통보하고, 기재부가 이를 예산에 반영까지 한 상태였지만 총리는 이를 알지 못했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총리가 주재했던 국무회의에도 영빈관 예산 안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졸속 추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들도 이번 영빈관 신축 계획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야당은 영빈관 신축 추진 '주체'를 둘러싼 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은 영빈관 신축 계획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과 그 문제를 논의할 시간은 없었다"며 대통령과 영빈관 신축 관련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도 모르는 예산이었나'라며 서 의원이 재차 묻자 "모든 예산을 최고 통치권자와 총리가 다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윤 대통령은 분명히 문제가 되자 즉각 보고 받고 철회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총리의 발언 이후 서면 브리핑에서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는 일을 국무총리, 대통령실 핵심참모들과도 논의하지 않고 몰래 추진했다면 매우 비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아닐 수 없다"며 "국무총리, 대통령실 핵심참모도 모르게 도둑질하듯 국가예산을 편성했다는 것은 보통 힘 있는 사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총리 발언에 대해 "정말 끔찍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국무총리가 1억~2억도 아니고 800억가량의 예산 사용 요청을 올랐다라고 하는 건 본인이 허수아비라고 생각해서 한 말인지 아니면 문제가 되니까 책임을 실무자한테 떠넘기려고 하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가 그런 발언을 하면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면 실무자가 '모골이 송연하다'라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영빈관 신축과 관련한 '국무총리 패싱' 발언이 몰고 올 후폭풍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답변이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진행자가 "지난달 30일 한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 새해 예산안을 의결했다. 새해 예산안 규모가 639조원으로 (영빈관 신축 예산) 878억원이 적어서 혹시 놓쳤을 가능성은 있는지"에 대해 묻자, 탁 전 비서관은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놓쳤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며 "용산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예산인데 그걸 몰랐다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정부는 아는게 대체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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