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가슴까지 차오릅니다” 보고하자 “그냥 수색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순직한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어제(20일) SNS에 채 상병 사건을 언급하며, 같은 부대에서 예천 수색 현장에 투입된 A 부사관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고 알렸습니다.
어머니는 강 의원과의 통화에서 해병대 장병 순직 소식을 언급하며 "죽고 나서 태극기 덮어주면 뭐 하나. 살아 있을 때 구명조끼 입혀야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신의 아들이라도 지켜야겠다며 "아들이 있는 수색 현장에 구명 조끼를 사 들고 가서 입히겠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강 의원이 자신의 SNS에 대화 내용을 알리며 알려진 내용입니다.
■ "군 상관이 '가슴까지 물 올라온다'고 전달…그런데 구명조끼는 안 줬다"
KBS는 A 부사관 어머니와 직접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A 부사관 어머니가 아들과 주고받은 통화와 메시지 내용을 토대로 채 상병이 실종된 지난 19일 예천 수색 현장 상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수색 현장에서 '불어난 강물이 장병들 가슴까지 차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장병들에게 예고도 했으면서도, 정작 구명조끼는 지급하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상관이 '물이 가슴까지 올라올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대요. 물 높이가 장병들 가슴까지 올라올 줄 알았으면서도 구명조끼를 주지 않고 그냥 투입한 거예요. 당시 해병들은 하천 전체를 다 걸어 다녔는데 구명조끼는 주지 않았고, 수색용 삽이나 막대기만 지급됐다고 합니다."
■ "'그냥 수색해'라고 했다"
"아들 말로는 장병들이 '물이 가슴까지 차오릅니다'라고 보고하자, 상관들은 '그냥 수색해'라고 했대요. 그래서 아들에게 그랬어요. '너네들 왜 이렇게 멍청하냐. 너네들 죽을지 모르는데 그냥 하면 어떡하냐'고요. 너무 화가 났어요. 구명조끼가 없으면 서로 허리라도 끈으로 묶어줘야 휩쓸리지 않는 거잖아요. 군대는 아무리 상명하복이라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속상한 이야기였습니다."
■ 수색 투입 직전 아들의 메시지 "살아 돌아올게요"
채 상병의 실종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머니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아들인 A 부사관이 수색에 투입되기 직전 남긴 메시지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해병대 1사단 정훈실장이 예천군 공설운동장에 집결 후 임무 및 투입 지역을 확인하는 대로 즉시 복구 작전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메시지가 떴다고 보내왔어요. 아빠는 '우리 아들 멋진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대한민국 군인이니 항상 긍지를 가지고 임무 수행하도록 해라'라고 답변을 했고요. 그 이후 아들은 '내일 살아 돌아올게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대민 지원에 투입됐어요. 목숨을 걸고 간 작전이었던 것 같아요. 불안했어요."
진짜 답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