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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야(雪夜) - 김광균
조커 | L:45/A: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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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165 | 작성일 2021-06-24 10: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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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야(雪夜) - 김광균

설 야(雪夜)
                                                                    
          -  김광균  -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조선일보>(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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