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한여름밤의 꿈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시를 썼다
그리고
어느 한줄의 시어가 맘에 들어
잘 외워 두어야지, 생각했으며
꿈속의 꿈인가
깨어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대저 기억하지 못하고 사는 시간은 얼마인가
밤과 아침 사이에 감금된 시간
사막을 헤매는
핏빛 바람꽃 한 송이
쥐었다 놓치고,
그러나 한때
환하게 불 켜지고
잠든 나를 흔들어 깨우며
감싸기도 했던 꿈의 시간
얼마나 뜨거웠던가
꿈속에서 시를 썼다
안개처럼 깊었던
기억나지 않는 시
그 아름답고 짧은 향기
여름밤의
꿈
한 귀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