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懺悔錄) : 윤동주 시.
참회록(懺悔錄) : 윤동주 시.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주리자.
--- 만 이십 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든가. //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웨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 보자. //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
* 감상 : 식민지하의 백성으로서 욕된 삶에 대한 자책과 참회, 조국 광복에의 희구를 표현한 시이다. 자아성찰적 자세와 미래지향적 의지가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