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I : 정지용 시
유리창I : 정지용 시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 열없이 : 맥없이, 기운없이
· 늬 : 너(2인칭)
* 성격 : 서정적, 회화적
* 어조 : 지성적 어조(감정의 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