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 예이츠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 예이츠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나뭇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들이 윙윙대는 숲속에 나 혼자 살으리. //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랏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 날개 소리 가득한 곳 //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鋪道)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
* 감상 : 아일랜드 출신인 시인 예이프가 고향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계로 지향하고 싶은 심정을 노래한 시이다. 이니스프리는 시인의 고향인 아일랜드의 호수 속에 있는 작은 섬으로 시인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전원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소박하게 지내겠다는 이 시는 동양의 귀거래(歸去來) 정신과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