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저 : 김광균 시
은수저 : 김광균 시
산이 저문다.
노을이 잠긴다.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애가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
한밤중에 바람이 분다.
바람 속에 애기가 웃는다.
애기는 방속을 들여다 본다.
들창을 열었다 다시 닫는다. //
먼 들길을 애기가 간다.
맨발 벗은 애기가 울면서 간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림자마저 아른거린다. //
* 감상 : 자식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는 것은 부모의 가슴에 묻는 것이라 한다. 이 작품은 먼저 떠나간 아이를 그리워하는 심정을 읊은 시로서, 아이 없이 밥상에 은수저를 보며 가슴 아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