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연가 - 나혁재
눈물 연가
- 나혁재
한 여인 앞에
산처럼 남고 싶다.
그 여인이 마음 놓고
와 안겨 울 수도 있고
마음놓고 바라보며 위안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산처럼 남고 싶다.
그여인이 마음놓고 떠날 수도 있게,
이젠 아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빙긋이 웃어보이며,
찢긴 가슴 바위 속을 눈물로
가득히 채울 수 있는
그런 산처럼 남아 있고 싶다.
물론, 나도, 그 여인이 마음놓고
와 안겨 웃을 수도 있고, 마음 놓고
바라보며 그리워할 수도 있는
그런 산처럼 남아 있고도 싶지만,
그것은 영 분에 넘치는 일이라
그저 한 가지, 노자삼아 떠날 수 있게,
나 숨지면, 눈물이나 몇방울
보내주지 않을까 하다가,
아니, 아예 그런 욕심까지 끊어버리고
제 타는 눈물로나 배를 띄워 떠나갈
그런 산처럼 나는 남아 있고 싶다.
다만 그 여인이 마음놓고
와 안겨 울 수도 있고, 마음놓고
바라보며 위안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산처럼 남고 싶다.
오직 한 여인 앞에
산처럼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