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원(八院) - 서행 시초(西行詩抄) 3 - 백 석
팔원(八院)
- 서행 시초(西行詩抄) 3
- 백 석
차디찬 아침인데
妙香山行 乘合自動車는 텅하니 비어서
나이 어린 계집아이 하나가 오른다
옛말속같이 진진초록 새 저고리를 입고
손잔등이 밭고랑처럼 몹시도 터졌다
계집아이는 慈城으로 간다고 하는데
慈城은 예서 三百五十里 妙香山 百五十里
妙香山 어디메서 삼촌이 산다고 한다
쌔하얗게 얼은 自動車 유리창 밖에
內地人* 駐在所長 같은 어른과 어린아이 둘이 내임*을 낸다
계집아이는 운다 느끼며 운다
텅 비인 車안 한구석에서 어느 한 사람도 눈을 씻는다
계집아이는 몇해고 內地人 駐在所長 집에서
밥을 짓고 걸레를 치고 아이보개를 하면서
이렇게 추운 아침에도 손이 꽁꽁 얼어서
찬물에 걸레를 쳤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