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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 - 김종길
에리리 | L:60/A:454
274/3,470
LV173 | Exp.7%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87 | 작성일 2019-11-17 0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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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 - 김종길

북한산(北漢山)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밤사이 눈이 내린,

그것도 백운대(白雲臺)나 인수봉(仁壽峰) 같은

높은 봉우리만이 옅은 화장을 하듯

가볍게 눈을 쓰고

 

왼 산은 차가운 수묵으로 젖어 있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신록이나 단풍,

골짜기를 피어오르는 안개로는,

눈이라도 왼 산을 뒤덮는 적설(積雪)로는 드러나지 않는,

 

심지어는 장밋빛 햇살이 와 닿기만 해도 변질하는,

그 고고(孤高)한 높이를 회복하려면

 

백운대와 인수봉만이 가볍게 눈을 쓰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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