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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 -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순백의별 | L:60/A: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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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20 | 작성일 2019-12-20 02: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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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 -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이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니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서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 똑 따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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