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의 소 - 이대흠
자신의 뿔로 들어가기 위해 소는
뒷다리를 뻗는다 서귀포에서 부산에서
뿔로 들어가 단단한 힘이 되어
세상의 고름을 터뜨리리. 소는 온몸을
뿔 쪽으로 민다 소의 근육을 따라 툭툭
햇살은 튕긴다 앞다리 들어 펄쩍
들어가고 싶다 소가 뛰면
뿔도 뛴다 젠장 명동에서 종로에서
뿔로 들어가고 싶은데 뿔은 또
저만치 앞서 있다 참을 수 없어 소는
속력을 낸다 뿔은 또
멀리 달아나고 뿔로 들어가고 싶어
소는, 나는
일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