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소문들 - 목필균
살아오면서 들어왔던 말들을 들여다본다
하얗고 길쭉한 손이 부드러워 금수저로 태어났다고
늘 허허거리며 잘 웃는다고, 성격이 좋은 여자라고
이해타산 없이 잘 퍼주는 성격이라 부잣집 마누라 같고
작은 눈이 쌍꺼풀졌다고 의학의 힘을 빌렸다고
시집을 다섯 권이나 냈으니 유명한 시인이 아니냐고
거리를 두고 나를 본 사람들은 가짜 소문을 낸다
하얗고 길쭉한 손은 허약하게 태어나서이고
늘 허허거리며 잘 웃는 것은, 모난 성격을 감추려는 것이고
이해타산 없이 잘 퍼주는 성격이라 실속 없는 주머니고
작은 눈이 쌍꺼풀진 것은 고단한 삶의 증거이고
다섯 권이 시집, 모두 자비로 냈으니 무명 시인인 것을
자기가 한 일도 안 했다고 하고
뻔히 아는 일도 모른다고 하고
같은 동네 사람이면 무조건 옳고
다른 동네 사람이면 무조건 틀린 것이고
매일 스피커로 들리는 아름답지 못한 뉴스
가짜 뉴스가 무엇인지, 진짜 뉴스가 무엇인지
옳은 것이 틀린 것인지, 틀린 것이 옳은 것인지
가짜 소문 속에 가짜 뉴스로 머리가 부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