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그림 찾기 - 목필균
김점선 화가의 그림을 들여다본다
꽃, 나무, 오리, 말들이 동화책에서 나온다
어린아이같이 맑은 그림들
오리가 따사로운 봄날의 풀밭을
두 다리를 쩍쩍 벌리며 뛰어다니고
가을 풍경 속에
마른 풀밭에는 어미 말이 서 있다
눈빛에 미소를 담고 있는 여유로움이
부드러운 갈기에 숨어있다
정신없이 몸 부서 대며
동동걸음 치던 젊은 날이
새끼들 거늘면서 바쁘게 뛰어다녔던
어미 오리가 나였을까
남매 제각각 살림 차리고
텅 빈 집안에 뒹굴뒹굴 거려도 좋은
이즈음은 여백의 시간이 많은데
그래서 가을 마른 풀밭에서 하늘을 향해
미소 짓는 어미 말이 나일까
도화지 위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린다
김점선 그림을 흉내 내며
내가 오리도 되고, 말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