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의 도가니 <1> - 강연옥
심장이 뜨겁게 끓어도 내 의식엔 언제나 눈이 내려
가장자리부터 식는 난 얼음의 도가니다
일탈을 꿈꾸는 영상들이 뜨겁게 달아올라 끓을 때면
괄호 속에 갇힌 먼저 풀어야 할 숫자처럼
수많은 부호 속에서 해답을 찾는 내 글쓰기는
펜 끝이 닿는 의식의 가장자리부터 식는다
한없이 의식을 얼리는 얼음의 도가니와
한없이 끓고 있는 심장의 치열한 이중성은
서로 닿는 순간마다 풀지 못하고
늘 덧없이 증발해버리는 오답이다
금속성으로만 깰 수 있는
빙산처럼 두꺼워진 내 얼음의 도가니에 가끔
“쩡-”하고 금가는 쇳소리 울린다
시리고 아프다
그리하여 가슴은 끓어야하는 난 얼음의 도가니다
이대로 얼마나 더 아파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