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가기 - 정우경
되돌아가기 - 정우경
비어 있던 거
다시 비우고
그 자리에 있던 거
다시 그 자리에 두고
나도 이제
다시 내가 된다
시간을 거스른다는 것
마음을 거스른다는 것
나는 되돌아
내 자리로 간다
어차피 사랑은 서툴게 서툴게
왼손으로 쓰는 낙서
얽혀버린 내 인연의 줄
사람들과의 이음새
원래 없던 거 다시 없이 살고
처음에 혼자였던 거 다시 혼자로 돼
나도 이제 다시 내가 된다
두 배로 외롭고
두 배로 슬프고
나는 되돌아
내가 있던 곳으로 간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 처음으로
나는 되돌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