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의 새김 - 서문인
구멍이 숭숭 뚫린 뼈 마디로
인생의 석양을 이고 가시는 어머니
당신은 이제 고향의 논두렁처럼
깊이 패였습니다
하지만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
늘 푸르러
아들이 지천명을 넘어가건만
아직도 젖을 물고 놓지 않는 아이로 보이나 봅니다
늘 걱정을 하십니다
담배 끊어라
약 먹어라
나도 어른인데 하는 생각
지나친 간섭에 신경질이 납니다
그거이 모성인가 봅니다
더럭 겁이 납니다
인생이 유한할진데 언젠가는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할
불러 보고 싶어도 부르지 못할
순간이 올 것이기에
오리처럼 뒤뚱뒤뚱 걸어 가는 어머니
당신의 뒷모습
마음 깊이 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