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플라타너스 - 마경덕
도로변 플라타너스기둥
일렬로 서있다
지나가던 봄이 죽었나 살았나 귀를 갖다댄다
얼룩버짐 온몸에 퍼져있다
도심을 가로지른 전선 아래
버스가 줄지어 달려가고
몸통만 남은 플라타너스
머리 위 전선을 비집고
막무가내 뭉특한 모가지를 디민다
퍽퍽, 맨몸으로 허공을 들이받는
저, 저, 가지 끝
짐승 냄새가 난다
나무는 지금
터진 살을 꿰매는 중.
길을 가다가
성난 뿔을 보았다
허공에 쩌억 금이 가는 소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