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 서문인
무의식의 지배아래
가물가물 끊기는 기억의 설화 속에
흔적도 없는 그대가 서 있습니다
온 갖 보석들이 내 앞에 쌓였어도
그대 만을 원했습니다.
어느 절친한 사람의 죽음조차 웃어 넘기던
그 치열한 목숨붙은 사랑에
똘똘뭉친 다짐 하나로
그대에게 달려 가고 뛰어 들었습니다
질긴 한가닥 끈을 붙들고
화산처럼 폭발하다 무너진
송장이 되었습니다
자꾸만 자꾸만
무의식의 눈 밭에 뭍힌
차가운 내 기억을 쓸어 내려 봅니다
지금 그때 그 가슴이 또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그대를 태우고 떠나는 버스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던 내 입가에 푸른 입김 서렸습니다.
까마득한 망각의 저편으로
시간은 자꾸 멀어져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