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이 사는 마을 - 서문인
시인들이여 여기 저기 숨어서 나를 암살해다오
피를 흘리며 죽어 가고 싶다
코에 걸어서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본질은 변화무쌍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꽃잎이라는 단어를 누군가 처음 꽃잎이라고 불렀겠지만
사람들이 그게 좋겠어 하며 동참을 했겠지
혹시나 있을까 의미를 달기 위해 꽃잎 한장을 뒤적거리는
저 가련한 시인들의 눈동자를 봐
낯설게 보이고 싶어서 배부른 언어를 피해 굶주린 언어에 화장을 하는
저 시인들의 위장을 봐
밥상에서 떨어진 고기 한점을 날름 삼키더니
꺼억 트림을 하는군
멸치같은 마른 허리를 가리고 예쁘게 아주 예쁘게 문장위를 사뿐사뿐 걸어가는
새악씨 같은 드라마
그대 지금 뭐하는거지?
단어들의 궁합을 맞추고 있군
권태로운 세계 속에서 단어들의 색다를 배열과 반란을 꿈꾸고 있군
자신이 선택한 것인지 선택 당한 것인지 모르지만
싹뚝싹뚝 가위질 하며 꾸며 놓은 비밀의 정원
바람의 애무 속에 어디선가 부활하고 싶어
권태로운 나를 저격하며
존재의 강을 흘러가는
꽃잎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