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 박얼서
발톱 세우던 더위가
담장 밖 동태를 살핀다
입추를 지나온 군상들
바람의 서곡들만을 골라
세월의 길목 부릅떠가며
이십사절기를 센다
시간여행 벌판을 달렸어도
아직 때 이른 가을자리
저 너머 백로(白露)
좀 더 가까이
한 달음에 내달려오도록
하늘 길을 닦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