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목소리 - 목필균
참이슬에 취하면
더 잘 써진다는
서예가 정선생이
부채에 시 한 편을 써서
보내주었다
한지에 물든 은은한 묵향으로
취중 진담 풀어놓고는
속 끓는 세상을
날려보내라 한다
에어컨 냉기도 싫고
선풍기 바람도 달갑지 않은
뜨거운 여름날
가슴 넓은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묵향을 부채질하며
취하면 더 인간적인
정선생을 생각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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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목소리 - 목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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