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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선의가 무서워지는 순간
츄잉닦이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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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340 | 작성일 2016-12-13 09: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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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선의가 무서워지는 순간

" 교수님! 선의는 항상 좋은 것 아닌가요? " 한 학생의 당돌한 질문에, 김남우 교수는 손에서 책을 내려놓았다. " 그래. 선의는 항상 좋지. 너희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지? " 김남우 교수의 미소 띤 얼굴에서 반어법이 느껴졌다. 학생들도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 물론 선의는 좋아. 난 선의가 나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야. 선의로 베푼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간에, 선의 자체는 항상 좋지.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음...무섭다? 무서울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은 거야. " 말을 하던 김남우 교수는 어느새 책을 완전히 놓고, 본격적으로 이야기할 자세를 잡았다. 학생들은 또 무언가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기대했다. 김남우 교수의 수업은 이래서 재밌다. " 예를 들어, 보육원 봉사활동을 앞두고 밤새 핸드메이드로 봉제 인형을 만든 거야. 다음날, 아이들이 기뻐하겠지라는 마음에 선물했는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오후에 보니까 인형이 쓰레기통에 있는 거야! " " 으아아~ " 학생들 사이에서 절로 탄성이 흘렀다. 괴로운 표정의 학생들을 보며 웃는 김남우 교수. " 그래. 선의로 행한 마음이 너무 작다고 무시당하는 상상을 하면, 정~말 무섭지! 그런데 내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보다 더 무서운 이야기야. 이건 내가 직접 겪은 일인데... " 순식간에 김남우 교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덩달아 집중하는 학생들. " 옛날에 내가 자취하던 시절에.. 당시 나는 그야말로 '좋은 사람' 그 자체였어. 머릿속에 '난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자의식으로 가득한 멍청이였지! " " 하하 " " 어느 날, 방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거든? 그때 바로 앞 골목에 한 남자가 보였어. 그는 양손에 한가득 짐을 들고 있었는데, 색색의 풍선, 폭죽, 나팔, 인형 등등... 한눈에 봐도 이벤트를 준비한 남자 같았어. 그런데 계속 보고 있자니, 남자가 지금 골목에서 하려는 일은 너무 위험한 이벤트였어. " 김남우 교수는 양손을 허공에 그리며, " 이런 'A'자 모양으로 된 긴 사다리 있지? 남자는 골목에 이 사다리를 세워놓고 올라가려 하고 있었어.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말이야. 안 그래도 골목에 경사까지 있는데, 저러다가 사고 날 것 같더라고. " " 넘어졌어요? " " 아니. 남자도 무서웠는지, 사다리 3칸을 못 올라가고 떨고 있었어. 그걸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내려가서 사다리를 붙잡아주면 되지 않을까? 저 남자 혼자서는 절대 성공 못 하겠지만, 내가 도와주면 저 이벤트를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고 말이야. 곧장 골목으로 달려갔지. " [ 저어!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사다리 좀 잡아드릴까요? ] [ 아! 정말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무서워 죽는 줄 알았는데! ] " 남자는 나를 보고 무슨 생명의 은인이라도 본 것처럼,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했어. 난 웃으며 사다리를 단단히 잡고, 남자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지. " [ 2층집 여자분한테 이벤트 하시나 봐요? 가끔 지나가다 보는데. ] [ 아하하 예에 맞습니다. ] [ 풍선에 사다리까지, 진짜 준비 많이 하셨네요~ 힘드셨겠어요. ] [ 하하 뭐..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원래 이런 건 하는 사람이 더 기쁘잖습니까? ] [ 하~ 참... 에휴~! 부럽습니다. 저도 언젠간 이런 이벤트 한번 해볼 날이 와야 할 텐데 하하하 ] [ 아하하 감사합니다. 정말, 도와주시지 않았으면 절대 못 했을 겁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 [ 아이 뭐 별것도 아닌데요 뭐. ] [ 아닙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큰 도움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 " 그때 남자가 나한테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 나는 쑥스러우면서 좀~~ 뭐랄까, 그런 느낌 있지? 선의를 베풀 때 꽁냥한 기분 좋음? " 김남우 교수는 학생들의 알 것 같다는 표정을 확인하고 다시 이야기를 이었다. " 그러다, 남자가 사다리 꼭대기에 도착했어. 나는 아래서 마지막으로 '화이팅!' 응원해줬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남자는 창문을 향해 소리쳤어. " [ 장진주-! 진주야~! 사랑하는 진주야~! ] " 곧 창문이 열리며 여자가 나왔어. 그 순간 내가 얼마나 두근두근 기대되고, 또 뿌듯했는지 몰라. 한 남녀가 행복해지는 일에 내가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뻤어. 곧, 남자는 여자를 향해 나팔을 불며 폭죽들을 '팡팡' 터트렸고, 준비한 반짝이도 허공에 뿌렸어. 그리고는 환하게 웃으며, 여자를 향해 이렇게 소리쳤지. " [ 진주야~! 수술 실패 축하해! 너 이제 장님 된다며? 축하 축하해~! ] " 으힉?! " 학생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 그가 준비한 이벤트의 정체는 그녀의 '수술 실패 축하 이벤트'였어. 사다리를 붙잡은 나는 충격으로 움직일 수가 없었지. 그는 신나게 손뼉을 치며 축하했고, 그녀는 악을 쓰며 소리를 질렀어. 그녀는 소리 지르며 사내를 노려보았고, 사내를 도와주고 있는 '나'도 노려보았어. 그녀와 눈이 마주쳤을 땐 정말, 눈앞이 깜깜해지더라. " " 으으... " " 난 좋은 사람인데? 나는 좋은 일을 하려고 한 건데? 하.. 내 의도는 선의였지만, 그녀에겐 악의였던 거야. " 김남우 교수는 씁쓸하게 웃었다. " 곧 그녀의 창문이 닫혔지만, 그는 계속해서 온몸으로 축하했어. 풍선을 흔들고, 폭죽을 터트리고, 휘파람을 불고... 그때 내가 잡고 있던 사다리의 흔들림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 " " ... " 학생들의 얼굴이 끔찍해졌고, 김남우 교수는 그 모습들을 보며 담담히 말을 이었다. " 사다리에서 내려온 그는, 환한 얼굴로 고개 숙여 인사했어. " [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 " 그는 정말 진심으로 고마워했어. 그에게는 내가 정말 은인이었겠지. 내가 없었으면 그 이벤트를 못했을 테니까. " " 으... " 짧은 한숨으로 말을 멈춘 김남우 교수는, 찬찬히 학생들의 얼굴을 둘러 보았다. 학생들은 눈이 마주치자 무슨 말이라도 꺼내려고 했지만,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었다. " 내가 처음에 말했지? 선의가 무서울 수 있다고 말이야. 이렇게 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어서? 아니야. 그건 무섭지 않아.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니까. 진짜 무서운 것은... " " ...? " " 집으로 돌아온 내가 이렇게 생각했다는 거야. " [ 저 여자는 저렇게 당해도 싼 여자일 거야! 무슨 사연이 있었겠지! ] " ..... " 학생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 사람은 때때로, 자신의 선의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 난 좋은 마음으로 한 행동이니까! 그때가 되면 비로소, 선의가 무서워지는 거야. "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panic&no=9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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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28/A:494]
키르ㅠㅠ
님이 공게 npc인가여?
2016-12-13 17:35:17
추천0
츄잉닦이
핥짝
2016-12-13 17:43:16
추천0
[L:56/A:155]
리아루
자작 인가요?
2017-01-09 02:24:09
추천0
츄잉닦이
ㄴㄴ
2017-01-09 02:38:00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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