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
그녀를 목격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점점 여름이 지나면서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았고, 한 달 정도 지나자 그녀의 얼굴조차 생각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기 며칠 전. 저는 하루종일 아르바이트를 하게 될 일이 생겼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늘 그렇지만 하루종일 서서 근무하다보니 다리가 상당히 아파왔고, 결국 저는 의자에 가져다가 앉아있었는데, 순간 잠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한 십분 정도 지났을까요?
분명히 날씨가 선선해져서 에어콘을 틀지 않았는데, 어딘가에서 한기가 들어왔습니다. 왠지 익숙한 느낌. 이윽고 귓가에 낮익은 여자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젠 꺼내줘.'
뭘 꺼내달라는 거지? 라며 생각했는데, 제 생각을 읽었는지 그녀는 말을 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 냉장고 뒤에 있잖아.'
딸랑딸랑. 편의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제가 눈을 떴을 때는 이제 세 번이나 봐서 익숙해진 그녀의 머리가 뒷문을 통해 학생식당 방향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이스크림 냉장고? 무엇이 있길래, 나에게 이야기하는 걸까. 하지만 아이스크림 냉장고 주변에 살펴보았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점장님에게 이야기해봤자 믿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저는 그만 두는 날까지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그만 두는 전날,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새것으로 바뀌어 들어오고 이전 냉장고가 치워지는 일이 생겼는데, 이전 냉장고가 있던 바닥에 왠 부적이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편의점에 왠 부적이 있었을까요? 제가 그만 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편의점에서 그녀가 나타나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르는 일입니다. 저처럼 그녀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르바이트로 들어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