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80)
아인크라드 성 100층은
이제 거의 멀쩡한 부분이 가운데 있는 기둥 몇 개 뿐이었고
거의 바닥은 사라져서
텅 빈 공간만이 남아 있었고
그나마
얼마간의 바닥 파편들이
호수 위의 낙엽마냥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떠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의
그나마 멀쩡한 기둥에는
키리토와 카야바가
마치 클라이밍이라도 하듯이
기둥을 타고 올라가면서
서로의 검을 맞부딪치고 있었고
그 와중에
그 기둥에 묶여 있던
덩굴이
키리토의 앞에 나타나자
키리토는
기둥에서 점프를 해서
그 덩굴을 잡고
마치 공중그네라도 타는 것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고
카야바도
키리토를 따라서
다른 덩굴을 잡아서
키리토에게 날아서 덤비기 시작하고
말 그대로
공중그네 줄을 한 손으로 잡은 상태로
서로 몇 번 칼싸움을 하던
두 사람은
곧 바닥에 떨어져있는
파편 덩어리 중
그나마 큰 덩어리 위에 뛰어내린 뒤
또다시 혈투를 벌이고
얼마 뒤
카야바가 필살의 신념으로 내지른 칼날을
순간적으로 다시 뽑은 청장미의 검까지 동원한 이도류로 막은
키리토는
공중으로 점프하면서 동시에
이도류 스킬로
카야바의 팔과 다리를 벤 뒤
100층 아래 99층의 멀쩡한 바닥에 쓰러진 카야바의 목덜미에
검을 들이대고,
"이번에도
결국 나를 이기지는 못했군.
라이트세이버 검식을 쓴 건 오랜만이라서
좀 몸이 굳어있었는데도 말이야."
그 말에
카야바는 허탈감이 뒤섞인
쓴웃음을 머금으면서
"그러겠죠.
더 게이트에서는
말 그대로
광전사급으로 플레이어들을 썰어넘기셨는데,
그 실력은 아직도 녹슬지 않으셨군요."
라고 말하다가
문득 궁금하다는 얼굴로
"왜 그럼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는
그 제다이 라이트세이버 검식을 쓰지 않으신 겁니까?
그랬다면
그렇게 2년동안 고생을 하지는 않으셨을 텐데......"
그 말에
키리토는 웃으면서
"하급 길드에 끝판왕이 등장하는 거 봤어?
그리고
그렇게 한다면
자네가 뭘 하려는지 모르니까
어쩔 수 없이
처음부터 배워가는 자세로 하는 수 밖에 없었지.
그리고 그 검식을 쓰면 단번에 자네가 눈치챌 것이 뻔하니까."
그 말에
카야바는 얼굴에 쓴웃음을 머금은 채,
"그럼 저는 선생님의 손바닥 안에서 이리저리 논
단순한 말에 불과하군요.
진짜로 선생님은 대단하십니다."
라고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하고 항복하겠다는 분위기가 섞인
카야바의 허탈감이 가득한 말에
키리토는
아무 말 없이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고,
그런
그의 뒤에서 후광이 비춰지면서
그의 얼굴이 어둠 속으로 잠시나마 사라졌을때,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모든 사람들과
아인크라드 안의 플레이어,
언더월드 소속의 기룡기사들은
한순간이나마
진정한 구세주를 본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고
그것은
키리토와 아스나의 부모도
똑같이 느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