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패도자의 길"에 대한 사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용비불패가 나에게 깊은 감명을 준 것은 무림의 절대강자 용비가 내면의 심각한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의
철학적 사유와 독자에게 전달된 메시지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작가가 또다시 용비불패와 스토리가 이어지는 '고수'를 기획하였을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진정한 "패도자의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인공 강룡 역시 내면의 갈등이 있습니다. 그것은 "살생"에 관한 것입니다.
아무리 스승인 파천신군일지라고 무모한 살생을 자행했다면 스승을 다시 보게 될 것이고, 심지어는 스승을 원망하게 될 것이라는
암시가 중간중간 나옵니다.
파천신군은 신무림의 첫번째 패도자입니다. 예상컨데는 패도자의 길에 방해가 되는 자들(심지어는 무고한 자들까지)에게 무자비한 살생을 자행했을 것입니다.
그런 파천신군도 동굴속 노인이 되어 이제 더이상 패도자가 아닌 상태가 되자 지난 날들에 대한 내적 갈등을 하게 됩니다.
같은 이유로 강룡이 패도자의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있으리라 봅니다.
또한, 혈비로 대표되는 새로운 패도자의 길을 걷고 싶어하는 자가 있습니다. 분명히 살생에 대해 거리낌 없을 것으로 생각되고,
패도자의 욕망이 극대화된 존재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비견하여 구무림의 존자들이 모여있는 신선림을 살펴보면
전작에서 서로 패도자가 되겠다고 아웅다웅 했던 모습도 있었지만, 외부의 큰 적에 맞서 싸워야 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이 다가오자
무림내 패도자라는 타이틀은 전혀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들은 협력했고, 마침내 외부의 큰 적을 물리쳤습니다.
그 이후 살아남은 구무림의 존자들이 다시 계파를 형성하고 무림에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였을때
또다시 패도자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었겠지만, 구무림의 존자들을 과거의 자기들의 다툼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두 조용한 곳에 모여살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구무림의 존자들중 오직 '암존'만이 신무림에서 큰 비중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암존은 구무림에서도 절대적인 무공을 소유하였으나 욕망이 과하여 다른 존자들을 해하고 그 댓가로 자신도 목숨을 겨우 부지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고수편 에서는 파천신군과 그의 제자 강룡에 의해 많이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최후를 맞이하면서까지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더 강한 것을 만나면 무의미해지는 허무한 욕망의 무림의 세계를 표현하기에 더 없이 좋은 캐릭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진정한 패도자의 길은 아마도 소수자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욕망에 이기지 못해 살생을 저지르지도 않는 진정한 리더를 의미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리더이자 지도자상 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