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The F U G - 4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내일이면 다시 목숨을 거는 것이 두려워
그것을 타이르듯
이렇게 호숫가에 앉은 채로
눈감으면 지나갈
밤을 지새우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시답잖은 감상에 빠져
아무리 기다려도 찾아오지 않을
새벽을 기다리고 싶은 것인가.
모르겠다.
아니 사실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거울처럼
새까만 하늘 바다를 배경으로 초연하게 빛나는
월성이 잔디에 감싸인 조그만 호수에 비치고
숲에서는 바람을 타고 날아온 나뭇잎이
제 주제도 모르는 양 거대한 달을 가린다.
아름다울지도 모르는 풍경.
나는 이것을 보며 감상에 빠지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혼자가 아닌 내 이름을 불러주는 누군가가 함께 말이다.
하지만 소중한 동료들은 내일 시험에 대비하여 잠이 들었고
이 주위에선 사람의 그림자조차 본 적 없다.
그러니 혼자다.
이름을 불러줄 누군가는 여기 없다.
늦은 밤에 홀로 빠지는 감상은
외로움과 비슷하고 그것을 자각할 즈음이면
감상과 외로움은 같은 감각으로 변하게 된다.
"…… 외롭군…."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그 말에 의문이 들었다.
외롭다면 나는 어째서 여기 있는 걸까.
외로움이 싫다면 동료들 곁에 있으면 될 터인데.
왜 나는 지금 여기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끼기 싫어하고
왜 나는 지금 여기 있으면서도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길 원하는 건가.
모순이다.
또한
공허하다.
너무나도 공허해서
이 공허한 감각을 느끼지 않게 누군가,
자신의 행동이 모순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라도 좋으니 부디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자하드?"
목소리가 들린다. 환청인가?
"이런 곳에서 뭐해?"
두 번째를 듣고 확신했다.
이것은 환청이 아닌 기적이다.
이 단아한 울림은 분명 누군가의 음성이다.
그 주인은
"유린인가? 너야말로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나에게 새벽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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