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올 거 다 나온 쿄라쿠 만해 굳이 뜯어보기
먼저, 가장 기본적으로 쿄라쿠 만해의 컨셉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완벽한 일판 원본이 뜨면 확실할 것 같지만, 일단 눈에 띄는 오류만 좀 수정해보려고 합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검은 그림자처럼 여자의 실루엣이 쿄라쿠의 어깨를 감싸 안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쿄라쿠의 만해의 이름은 '화천광골 고송심중'(이번 화에서 표기가 '흑'에서 '고'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중요한 건 저 '심중'이란 단어인데, '동반 자살'을 의미합니다.
저 만해의 이미지와 이름을 조합해보면, 쿄라쿠의 만해는
남녀(연인으로 추정)간의 동반 자살에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고, 실제 이번화에 나온 기술과 쿄라쿠의 설명으로 만해의 컨셉이 보다 확실해졌습니다.
간단히 만해의 효과를 정리해보자면
'남녀간의 동반 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구현화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단목, 주저자분합(一段目ㆍ躊躇疵分合 / ためらいきずのわかちあい)
주저자 / 타메라이키즈
=> '타메라이키즈'는 사전에서 검색해보시면 굉장히 특이한 명사로 나오는데, 간단히 말해서 '자살 미수로 인해 난 상처'를 의미합니다.
분합 / 와카치아이
=> 와카치아우(나누어 가지다)의 명사형, 뿜빠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대충 이렇게 끊어서 보시면 됩니다. 뜻을 직역하면 '자살 미수해서 난 상처 뿜빠이 하기' 인데
이 기술을 쓸 때 쿄라쿠의 설명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마치 이야기를 하듯이 설명하는군요.
"상대의 몸에 난 상처는 나누어 가지는 것처럼 자신의 몸에도 떠오른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상처로 죽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지"
설명을 보시면 알겠지만, 기술의 이름이 모든 걸 설명해줍니다.
동반 자살을 하려고, 서로를 죽였으나 (칼로 찔렀다든가 했겠죠?) 서로 죽지는 못하고 '타메라이키즈(주저자)'만 남게 되었죠.
서로 상처를 공유하는 것만큼 이 기술에서 중요한 점은 '그 상처로 인해 죽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야 '동반 자살 미수'라는 일단목의 컨셉을 살리면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죠.
이단목, 참괴의 요(二段目ㆍ慚傀の褥 / ざんきのしとね)
잔키노 시토네, 직역하면 '참괴의 요' 가 되는데요.
번역하고도 한자어 투성이라서 뭔 소리인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사전으로 검색해보시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잔키 / 참괴
=> 참괴는 일본어로 부끄러움을 의미하는데, '아잉 부끄러워' 이런 부끄러움이 아니라
'아 ㅅㅂ 내가 그딴 짓을 왜 했지 부끄럽다' 의 뉘앙스의 부끄러움입니다.
시토네 / 요
=> 요는 이불을 의미합니다. 잠자리할 때 까는 걸 말하죠.
아래 쿄라쿠의 설명을 들으시면 왜 이 기술의 이름이 참괴의 이불인지 알게 됩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을 후회하는 남자는 참괴의 마음에 쓰러져, 치유할 수 없는 병에 앓아 눕고 만다."
사실 저도 이 부분에서 몇 번이나 다시 해석해보고, 네이버 일본어 사전 번역기에도 넣어봤는데
만해의 컨셉을 봐도 그렇고 이단목은
'상대에게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에 수치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을 수치스러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서로 같이 죽자고 일단 찌르긴 찔렀는데 서로 죽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연인을 보니
대체 내가 왜 찔렀지, 하는 후회의 마음에 부끄러움을 느껴 이불 덮고 앓아 눕고 말아버리는 것이죠.
물론 실제 사용시에, 리제가 쿄라쿠를 상처 입혔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할 일은 없을테고, 그냥 기술의 배경이 저렇다는 겁니다.
기술 발동시에는 그냥 '화천광골 고송심중' 내에 있는 상대방에게 치유가 불가능한 병을 안겨준다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여담으로, 쿄라쿠 시해에 '참귀'라는 시해가 있는데 참귀의 일본어 발음은 '잔키'
즉, 참괴와 발음이 같습니다.
우연인지 노린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삼단목, 단어연(三段目ㆍ断魚淵 / だんぎょのふち)
단교노 후치 / 단어의 못입니다.
직역하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연못 정도일까 싶은데...
'단어'에 무슨 다른 의미가 있는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연못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확실하네요,
"각오를 다진 자들은 서로의 영압이 다할 때까지 솟아오르는 물에 몸을 던진다."
'투신 자살'입니다.
실제로 원본을 보시면, 물에 가라 앉는다나 물에 빠진다 같은 완곡한 표현을 쓰지 않고
그냥 '몸을 던진다' 라고 나와있습니다.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보면,
서로 동반 자살 하려고 찔렀는데, 서로 상처만 남고 죽지는 못하고 <- 일단목
남자는 후회의 마음에 쓰러지고 <- 이단목
그럼에도 다시 각오를 다지고 이번에야 말로 함께 죽자고 아예 연못에 투신을 한다 <- 삼단목
이게 각각의 기술에 담긴 의미이고
만해 전체에 담긴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만 원본을 봐도 알 수 없는 점은,
과연 서로의 영압이 다할 때까지라는 게,
마주보고 있는 상대의 영압이 다할 때 까지를 의미하는 건지
말 그대로 서로의 영압이 다할 때까지를 의미하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동반 자살이라는 만해의 컨셉으로 볼 때는 후자가 맞는 것 같지만
만해의 해제가 불가능하다거나 그런 건 아닐 것 같아서 전자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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