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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마다
대갈맞나 | L:47/A: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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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34 | 작성일 2018-09-30 11: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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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마다

우리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주부 K씨의 이야기다.

 

그 사람이 여기 사무 파트로 온 건 4년여 전.

 

원래 정사원으로 15년 가량 일해왔던 사람이라, 금세 적응해서 일에도 익숙해졌다.

 

 

 

우리는 회사용 물건을 취급하는 도매 회사인데, 어느날 처음 보는 중년 남자가 접수 창구에 다가와 가만히 서 있었다.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만나고 싶다는 거였다.

 

이름을 물어봐도 말하지를 않았지만,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 같은 특징으로 미루어 보아 K씨를 찾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K씨를 기다리는 사이에도, 마음에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고 할까, 뭐라고 해야할까, 노 연극의 가면 같은 얼굴로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는데다 딱히 보안에 철저한 회사도 아니라서, 바로 K씨를 불러왔다.

 

K씨가 오자, 그 중년 남자는 우물우물 애매한 태도였는데, 그럼에도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고, K씨를 바라보는 것 같지도 않았다.

 

 

 

눈만 좌표가 고정되어 있는 느낌이랄까.

 

무서운 걸 모르는 여자아이가 [지인 분이시죠?] 하고 묻자, K씨는 [어, 지인? 어? 어? 손님분이 아니라?] 하고 가벼운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러자 중년 남자는 [밖에서 당신을 봤습니다. 가지 않겠습니까.] 하고 말하더니, K씨를 데리고 가려했다.

 

 

 

주변 사람들도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여자들이 웃는 낯으로 적당히 얼버무려서 돌려보냈다.

 

[도대체 뭐지, 저 사람?]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K씨도 안정을 되찾았다.

 

[아, 벌써 10년이 지났나보네.] 하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K씨는 누가 봐도 그냥 평범한 아줌마다.

 

모르는 남자가 직장까지 찾아와 구애할만큼, 연예인 같다고 느껴지는 사람이 아니다.

 

이 사건은 관리자 귀까지 들어가서, 회식자리에서 K씨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관리자도 혹시나 무슨 일이 있으면 대비를 해야한다는 생각이었으리라.

 

사정을 물어보니, K씨는 가끔 모르는 남자에게 스토킹 당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어째서인지 10년 주기로, 한 사람에게 스토킹 당하면 그 후 10년간은 별 일이 없단다.

 

 

 

나이를 감안하면 10년 뒤에는 50대니까, 아마 다음은 없을 것 같다나.

 

옛날 사귀던 남자도 없었다고 하길래, 이야기는 일단 거기서 정리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 K씨와 친해져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오컬트판에 허구한날 눌러앉아 있는 내 취미로 여름날 심심해서 괴담을 늘어놓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물건 납품에, 영업 쪽 사람들도 출납 관련으로 자리를 비워 둘 밖에 없었기에 이야기도 술술 풀려, 회사 창고에 귀신이 나온다느니, 호텔에서 가위에 눌려봤다느니 뭐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는 사이 K씨가 [나, 지난번에 이상한 남자가 찾아왔었잖아. 그거, 조금 무섭더라고.] 하고 말을 꺼냈다.

 

그야 스토커는 무서운거지 하고 생각하며 듣고 있었는데, 그거랑은 또 다른 의미로 무서운 이야기였다.

 

 

 

모르는 사람에게 스토킹을 처음 당한 건 16살 때.

 

한밤 중 창문을 두드린다던가, 현관문 손잡이를 덜컥덜컥 돌린다던가, 현관에 말 없이 서 있다던가.

 

26살 때는, 잠복해있다가 여기저기서 나타났단다.

 

 

 

36살 때는 편지나 성적인 물건이 우편함에 꽂혀있기도 하고, 장난전화를 계속 걸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46살이 된 올해는, 직장에 찾아왔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전에 들어서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 일도 있구나, 무섭네, 하지만 남편분이 계시니까 다행이네, 하고 시덥지 않은 이야기가 오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실은 너무 오싹해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6살 때부터 이게 시작된거야.]

 

 

 

K씨가 친구와 공원에서 놀고 있자니, 왠 중년 남자가 4살쯤 된 남자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 남자는 무척 평범했던데다, 남자아이도 아버지처럼 따르고 있었기에 K씨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놀았다.

 

그러더니 그 중년 남자가, 갑자기 흔들흔들 다가오더니 정색을 하고 손을 잡아끌더란다.

 

 

 

K씨는 자기 아들이랑 같이 놀아줬으면 해서 데려가려는건가 싶었지만, 중년 남자는 공원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 했단다.

 

남자아이는 혼자 모래밭에서 놀고 있는데, 마치 처음부터 그런 아이는 있지도 않았다는 것처럼, 노의 가면 같은 굳은 얼굴이었다.

 

[갈까, 이리 와.]

 

 

 

그러면서 어딘가로 데려가려 하길래, 팔을 뿌리치고 도망쳤다고 한다.

 

이 사건은 너무 무서워서 부모님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정말 무서운 일에 마주치면, 부모에게조차 숨기게 되곤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이지, 찾아오는 남자는 나이도 얼굴도 체형도 전부 제각각이지만, 말하는게 다 똑같아. 다들 어딘가로 데려가려 하는거야. 같이 가자고 하니까 금세 알 수 있어. 그리고 얼굴은 달라도 표정은 늘 똑같아서, 다들 아무리 봐도 정상 같지가 않다니까.]

 

나도 보았었다.

 

마치 눈만 좌표가 고정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 노의 가면 같은 얼굴.

 

 

 

[36살 때 걸려왔던 전화도, 자동응답기에 계속 "갑시다, 갑시다, 갑시다" 하는 말만 녹음되어 있었다니까.]

 

K씨는 찾아온 사람의 얼굴을 보면 바로 알아차린다고 한다.

 

매번 다른 남자지만, 다 똑같은 얼굴로 보인다나.

 

 

 

지난번에는 설마 회사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기에 허를 찔렸지만, 가지 않겠습니까, 하고 말하는 걸 듣자 10년만에 또 찾아왔구나, 하고 느꼈단다.

 

오컬트적인 시선으로 보자면 요괴 같은게 K씨를 좋아해서, 10년마다 가까이 있는 남자의 몸을 빌려, K씨에게 맹렬한 구애를 하는게 아닐까.

 

매번 같이 가자고 하는 건, 어딘가로 데려가려는 거겠지.

 

 

 

나는 K씨가 56살이 되서도, 어쩌면 66살이 되서도 10년마다 그 남자가 맞으러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K씨가 세상을 떠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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