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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칼라
미캉 | L:42/A:604
1,691/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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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175 | 작성일 2019-07-14 16: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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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칼라

지금은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춘천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춘천에서 가족들과 같이 살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희 집은 소양1교와 소양2교 사이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당시 저는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집 근처에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이 회사가 5시에 끝나는지라 시간도 남아돌고 돈도 궁해서 퇴근 후엔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았고 자주 있는 술자리도(사실 횟집이여서 일끝나면 항상 안주가 풍부했었습니다) 좋아서 밤1시 2시까지 매일 놀다가 들어왔었죠. 

평소 집까지 걸어서 10~15분 거리였지만 다리를 건너와야 하고 밤길이라 위험하다고 주로 차로 데려다 주셨지만, 그 날은 차가 없어서 혼자 걸어가기로 했습니다.(술은 안 마신 상태였습니다)

저희 집은 소양2교 쪽이어서 소양1교를 건너 강을 왼쪽에 끼고 강둑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소양1교가 좀 으스스합니다. 6.25 때도 있었던 다리란 소문도 있고 난간도 굉장히 낮아서 차도 가끔 소양강에 빠지고(이 쪽에 여행 오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깊습니다.) 자살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 날은 새벽 1시정도였고 피곤하기도 해서 걸음을 재촉해서 다리를 건너고 있었는데, 물안개가 약간 있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계속 섬뜩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점점 마음은 급해지고, 이윽고 소양1교를 거의 다 건넜는데 한 20m앞 아파트 벽 쪽에 사람이 보이는 겁니다.

남자였는데 아래위로 흰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마치 차이나 칼라의 흰 양복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주변도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추는 것처럼 환하고 담벼락은 맨들맨들하고 이상해 보이고 해서 쳐다봤습니다.

게다가 이 사람도 저를 뻔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이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많이 무서웠습니다. 
결국 전 무서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다리를 다 건넜습니다만... 갑자기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마치 유령처럼...

전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보았는 데, 마침 10m 정도 되는 부근에 열댓명 정도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서있는 게 보였습니다. 전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었는데, 아까 일로 너무 놀라서 -저 사람들이랑 같이 가면 무섭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에 그 사람들에게 다가 갔는데... 갔는데... 가는 사이에 그 사람들도 사라졌습니다.

너무 놀라서 비명을 지르다가 엄마께 전화를 걸어서 나오시라고 했고,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니깐 엄마는 나쁜 남자들 만난 줄 알고 부리나케 나오셨습니다. 그 동안 저는 뒤에서 뭔가가 쫓아오는 것 같아서 미친 듯이 집 쪽으로 뛰어갔죠. 여하튼 그 날은 엄마와 함께 집으로 왔었습니다만 도대체 그날 제가 보았던 건 무엇이었을까요?

그 다음날. 그 길을 걸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러가는데 그 남자가 서있던 담벼락은 벽돌로 엇갈리게 쌓아놓아 구멍이 숭숭 있는 것이라서 제가 본 것처럼 평평하게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투고] babbler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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