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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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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105 | 작성일 2020-03-31 12: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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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

몇년 전. 회사때문에 서울에 살게된 저는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금전적인 사정으로 빌라 지하의 창고를 개조한 방에서 살게 되었는데, 이곳은 창문이 하나도 없는 방이었습니다. 문을 열면 바로 방이 있고, 그 방 안에 화장실이 있었죠. 그나마 화장실에 창문이 있긴 있었습니다.



그러니 화장실문을 닫고 불을 끄고 있으면 완벽하게 깜깜해지는 방. 처음 독립 생활이다 보니 살림도 별 것 없었는데, 이사올 때부터 쇠로 된 침대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가족들과 살 때는 가끔 가위 눌린다고 해도, 집이 길거리에 있어서 늘 가로등 불빛이 있다 보니 눈만 뜨면 금세 괜찮아졌는데, 이 방에서의 가위 눌림은 그야말로 지옥 같았습니다.



마치 쇠로 된 침대에 사지가 쇠사슬로 묶여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그것만 아니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천장에 뭔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에 익숙해질쯤 저는 그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혹스럽게도 천장에 있는 건 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 마치 미술시간의 부조처럼 천장에 튀어난 얼굴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악스럽게도 그 얼굴은 하나가 아니였습니다. 점점 천장을 증식해나가듯이 천장에 얼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보이는 얼굴들은 아주 아래쪽으로 내려오지 않으니 그나마 익숙해졌었는데, 어느날부터 늘 화장실 문이나 방문에 한 남자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가오지도 않고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서 나를 지켜보는 남자.



그런데 신기한 것은 화장실 문을 열어놓으면 그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늘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자기엔 서늘해서 힘들었는데...



당시에 그 남자를 더 무섭다고 느꼈지만, 혹시 그 남자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얼굴들로부터 나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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