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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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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97 | 작성일 2020-09-06 06: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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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오래 전 신혼여행 갔던 숙소에서 경험한 일입니다.

저희가

간 곳은 태국의 관광지 푸켓에 있는 빠똥리조트라는 곳으로, 골프코스로 유명한 곳입니다. 여하튼 저희는 신혼여행의 힘든 일정을 마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문득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주 희미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나는 소리 같았습니다. 소리는 아주 느린 슬로프로 커지고 있었고, 이내 저는 물소리라는 걸 확신했습니다. 저는 물이 어디서 흐르는 걸 확인해 볼 요량으로 기지개를 켜듯 팔을 쭉 뻗었는데 손 끝에 벽과 함께 흐르는 물이 느껴 졌습니다.

얼른 일어나 불을 켜보니 머리 맡 벽이 온통 젖어 있었습니다. 신기한 건 물이 마치 매끄러운 바닥을 흐르듯 벽에 착 달라붙어 흐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희미했던 걸까요? 더 신기한 건 바닥이었습니다. 누가 일부러 장치한 듯이 물은 바닥의 좁은 틈으로 빨려가고 있었습니다.

수화기를 들고 프런트를 불렀습니다. 짧고 자신 없는 영어로 상대방의 반응과 관계없이 룸 넘버만 외쳤습니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아내가 수화기를 뺏어 침착하게 설명했습니다. 이내 그들이 와서 수리를 해주었고, 2~3분 정도 지나자 점점 물이 줄어 들었습니다.

그들은 물이 흐르는 기미가 가시자 다시 흐르는 불러달라고 몸짓(영어가 안 되는 인부들)을 하더니 가버렸습니다.

저희 부부는 투어로 인해 피곤한 상태라, 더 이상의 고민을 포기하고 불 끄고 잠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느낌은 저를 쉽게 잠들게 하지 않았습니다

왠지 자로 잰듯한 그 물의 흐름이 찜찜하여 호기심을 못 이긴 저는 깜깜한 벽을 다시 한번 쓸어 보았습니다.

이럴 수가…… 그 벽은 완전히 말라 있었습니다.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는 왠지 무서운 생각이 몰려드는 것을 걷어 차 버리고 잠을 자 버렸습니다. 신혼여행은 잠이 부족한 것이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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