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무덤
외갓집은 전라남도 끝에서 배를 타고 한참 들어가야 있는 외딴섬입니다.
외삼촌은 초등학교 다닐 때였는데,
어느 날 동네친구들과 집 앞 산에서 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참 놀다보니 배가 고파졌다고 합니다.
당시 군것질 거리라곤 밭의 무라나 나무뿌리 밖에 없었기에
나무뿌리라도 찾아볼까 해서 친구들과 땅을 군데군데 팠다고 합니다.
그런데 땅을 파고 있는데 뭔가 누런 알맹이가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쌀이었다고 합니다.
외삼촌과 친구들은 이게 웬 쌀이냐 하며 얌얌 씹어 드셨고…….
집에 와서 너무 기쁜 마음에 어머니(저희 외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 깜짝 놀라시면서 혼내셨다고 합니다.
그 쌀이 무엇인가 하면,
옛날엔 갓난아기가 죽는 일이 빈번해서
아이가 죽으면 항아리에 넣고 남은 공간에 생쌀을 가득 채워 산에 묻었다고 합니다.
네, 갓난아기 시체와 함께 있었던 쌀이었습니다.
그걸 저희 삼촌께서 드신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