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달에..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농구를 하고 있는 동안,
저희 반의 한 소심한 아이가 그 옆 자갈밭에 쭈그리고 앉아
자갈을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원래 그 녀석은 친구가 없어서
가끔씩 멀쩡히 있다가 혼자 웅얼웅얼 거리는 게 특징이었는데
아무도 그놈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들으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저 역시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었고
더구나 농구 따위에는 전혀 흥미도 없었기 때문에
녀석이 돌을 갖고 노는 걸 보고 있었습니다.
한참 보고 있노라니, 순간 연민과 같은 안쓰러운 감정이 들었고,
조용히 그 옆에 다가가서 앉아 물었습니다.
"뭐해?"
"다레… 웅얼… 던질… 꿍얼~"
"뭐?"
"달에 돌… 던질거야… 웅얼~."
달에 돌을 던진다고?
하늘을 보니 벌건 대낮이었지만
구석에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하얀 초승달이 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저 달에 돌을 던지겠다고?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와, 생각보다 멋있는 놈이네!
"달에 진짜로 던질 거야? 저기까지 어떻게 던지려고?"
"돌… 던질 거야… 달에… 웅얼웅얼… 잘 봐."
이윽고 녀석은 농구하고 있던 친구들의 '다리'를 향해
돌멩이를 미친 듯이 던지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