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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원피스의 여자 5
나가토유키 | L:57/A: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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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87 | Exp.88%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92 | 작성일 2020-11-22 23: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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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원피스의 여자 5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선배는 눈을 스르르 뜨더니

누구에게 말하는지도 모를 말을 크게 외쳤다.

“초령 합니다.!!!!

바나만 아링하리...바나만 아링하리...”

이상한 주문을 계속 외면서 손으로는 수인을 맺고 있다.

그 모습이 너무 진지해 우리는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어느 순간 선배의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힐 때쯤

“온다!! 다들 준비하고 있도록!!!!”

하고 주의를 주었다.

“천을(天乙)!!!!” 이라고 외치며

수인을 급하게 바꾸었다.

 

어느 순간 주변은 더욱 칠흑같이 어두워지고

예의 스산한 기운이 내 몸을 음습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아기 분묘 위에 검은색 천을 휘날리며

형체 하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형체는 더욱 선명해져 여인의 모습을 했고

전에 봤었던 모습처럼

머리가 함몰되고... 눈꺼풀이 없고 동공만 있는 얼굴에

살이 너덜너덜하여 흉측하기 그지 없었다.

앙상한 팔에는 아기가 안겨 있는데

아기는 전에 봤던 모습처럼 살이 썩어 진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으으응애응....아..응...아아아아으응”

형체가 완전히 선명해졌을 때쯤 아기 울음소리도 울려왔다.

그 울음소리는 언제나처럼 고막을 찢을 듯 날카로웠다.

 

경식이와 나는 바짝 얼어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능제일체고!!!

불쌍한 여인이여... 어찌하여 윤회의 사슬을 깨려고 하는 것이오...

그대가 여기 있어서는 안되거니와

어린 것은 벌써 윤회의 길로 들어서야 했거늘...

그대의 원한으로 어린 아이까지 축생도에 떨어지니...

이 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허허”

선배는 여인과 대화를 나누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여인귀신은 아무 응답도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고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더욱 흉측하게 인상을 쓰고

 

“흑흑..흑흑...내... 내... 원한을 갚기 전까진...

절대...절대 그냥 떠나지 않으리라!! 으아아아아!!!!”

소리치며 괴성을 질러댔다.

그 괴성에 지반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아약향화탕(我若向火湯)!!! 화탕자소멸(火湯自消滅)!!!!

여인이여!! 내 그대의 원한을 다 헤아릴 수 없지 만은

여기 청년들이 그대에게 그토록 몹쓸 짓을 했소이까?”

 

여인은 우리를 천천히 둘러 보았다.

“키키키키 키키키키

원한!!!.... 으으으으.....원한....으으으으

내 아이.... 내 아이를 죽인 원한은 갚고 가야지...킥킥킥키 히히히

이....이놈들부터 시작할 것이다!!!!!!!”

 

그 귀신은 갑작스럽게 돌변하여 앙상한 손을 치켜들고

경식이에게 달려 들려고 했다.

이때

“아움 아무카...바이로챠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프라바릇다야 후..움”

산으로 길게 울려 퍼지는 진언소리가 선배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이 진언 소리에 여인은 더 앞으로 나가자 못하고 결박된 것 같았다.

뭔가에 결박된 귀신은 몸은 움직이지 못한 채 손톱을 길게 세운 손을

허우적 거리며 경식이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그 광기 어린 모습에 놀라

경식이는 주춤 주춤 몸을 뒤로 빼려고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선배는 주의를 주었다.

“절대 움직이면 안돼!! 말뚝을 놓치지 마라!!”

그 외침에 경식이는 정신이 들었는지 머리를 땅에 처박고

말뚝이 빠지지 않도록 부여잡고 버티고 있었다.

 

내가 잡고 있는 말뚝도 무척이나 강한 진동이 손으로 느껴졌다.

귀신은 자신이 움직일 수 없음을 알았는지

움직임을 멈추고 흉측한 눈알을 굴려댔다.

 

그러다 갑자기

“키키키...키키키킥...흐흐흐흑...” 울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니 이내 그 소리는 더 커져

귀를 찢는 듯 했고

급기야는 괴성을 질러 댔다.

“키키키!!!! 으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 키키킥킥킥!!!!”

비명 소리는 너무나 커 뇌를 갉아 먹는 것 같았다.

 

그 때 진언 소리가 들려왔다.

“절명(絶命)!!!! 생기(生氣)!!!”

빠르게 수인을 맺은 선배는 어디서 꺼냈는지

한 손으로 수인을 한 손에는 방울을 꺼내 흔들어 대며 중얼거렸다.

“아바로....기대..... 새바라야..... 사바!!! 하!!!

아바로....기대..... 새바라야..... 사바!!! 하!!!”

뭔지 모를 주문에 귀신은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 치기 시작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귀신은 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다가 한 순간 경식이에게 무섭게 달려 들려고 했다.

 

몸은 묶여 있는 듯 하지만 손을 휘저어

몸을 구속하는 무언가를 뿌리 치려고 더 사납게 날뛰기 시작했다.

귀신의 손은 경식이의 머리에 닿을 것만 같았다..

 

경식이에게 다가가려 할수록

경식이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모조리.... 고통스럽게 죽이리라!!!! 킥킥킥킥!! 으아아아아아악!!!!”

마지막 발악하던 손짓이 아슬아슬하게 경식이의 머리를 지나가자

제풀에 놀란 경식이는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말뚝을 놓쳐버렸다.

다시 말뚝을 잡으려고 일어나는 순간 박혀 있는 말뚝이 쑥 뽑혀

끝부분이 걸려 있었다.

 

그 말뚝을 경식이가 급하게 부여잡고

더 뽑히지 않게 몸부림 칠 때

자리에서 일어나 여러 방향으로 발을 어지럽게 옮기던 선배는

“오귀(五鬼)!!!!”

“나무 사만다..... 바길라 단!!!

옴!!!! 바길라..... 살바.... 악....!!

나무... 사만다.... 바길라..... 단감!!!”
급하게 주문을 외어댔다.

주문이 완료되자 귀신은 땅에 끌려 들어가듯 땅으로 꺼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최후의 발악을 하듯 몸부림쳐 벗어나려는 손끝이

경식이의 가슴을 스치듯 훑고 지나가자

경식이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말뚝을 놓치고 쓰러졌고

그 바람에 귀신은 더욱 자유로워졌는지 경식이에게 달려들어

앙상한 손을 심장으로 밀어 넣었다.

 

귀신의 앙상한 손은 자연스럽게 경식이의 몸 안으로 파고 들어가고

경식이는 더욱 고통의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으으으으아아아아!!!! 으으...나 좀...!!! ...으으으...나..좀..살려...살려...줘...!!!!”

 

나는 더 이상 깊게 생각을 하지 못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경식이를 구해 내기 위해

몸을 날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경식이를 들쳐 업고라도 그곳을 벗어 나고 싶었다.

 

그렇게 나도 말뚝을 놓아 버리는 순간

“키키키키킥킥킥!!! 크크크크!! 킥킥킥킥!!!!”

귀신의 웃음소리와 함께 내가 잡고 있던 말뚝도 뽑혀 버리고

곧이어 선배 앞에 있던 말뚝도 뽑혀 버렸다.

 

“이제...자유로워졌다....

나와....내 아기를...괴롭힌 대가로!!!!

고통스럽게 죽이리라!!!!!”

귀신은 더욱 강해진 듯 한기를 내뿜고 있었고

이미 경식이는 귀신의 앙상한 손끝에서

축 쳐져 움직임이 멎어 있었다.

 

난 경식이 앞에 놓여있는 말뚝을 급히 주워 들고

귀신에게 휘둘렀지만

아무런 타격 없이 몸을 통과할 뿐이었다.

 

그런데 더 큰일은 갑자기 귀신이 경식이의 심장으로 넣은 손을 따라

서서히 경식이의 몸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거 큰일이 구만!!!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짐작도 못했다!!!

굉장한 원귀로구나!!!

이대로는 안 된다!!! 이대로는 경식이가 죽을 거야!!”

 

“아 ㅆ발!!!! 어떻게 좀 해봐요!!!!!

경식아!! 경식아!!!” 나는 미친 듯 고함을 질러 댔다.

 

“6도 중생이여!! 대비의 마음으로 고통에서 구제하리라!!

나는 금상살타와 금강대일여래에 가호를 받아 그대를 열반시키리라!!

긴나라(緊那羅)!! 견다라(甄陀羅) !!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수인을 맺으며 소리치는 선배의 외침에 다급함이 전해졌다.

 

선배의 외침에 반응이라도 하듯

경식이의 몸에서 아기를 안은 팔이 경식이의 몸 밖으로 쑥 빠져 나왔다.

하지만 더 이상 귀신은 빠져 나오지 않았다.

 

중얼 되면서 갖은 노력을 다하는 선배를 바라보다

잡고 있던 말뚝으로 아기 시체를 공격하지는 못하고

말뚝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아기를 잡은 앙상한 손에 찔러 넣었다.

 

“으으으아아아아!!! 크..으...!!”

 

아까와는 다르게 말뚝의 날카로운 부분이 여인의 앙상한 팔을 꿰뚫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꿰뚫은 창에 힘을 주어

귀신을 경식이의 몸에서 빼내기 시작했다.

 

그것과 더불어 선배의 중얼거리는 진언소리도

더욱 웅장하게 울리듯 울려 퍼졌다.

 

나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귀신을 당겨내려 용을 썼고

그것 때문인지, 선배가 읊는 진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귀신은 서서히 경식의 몸에서 빠져 나왔다.

 

“크...아!!!! 으....으...으..아!!!! 너..!! 너!! 이..놈!!!! 너부터 데려가겠다!!!”

이렇게 소리치며 귀신은 느닷없이 나에게 달려들어

앙상한 손을 내 가슴에 집어 넣었다.

 

너무나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 칠 때

왠지 모르겠지만 그 귀신도 같이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으으으으...아아악..으으 악악!!”

“크으...으아아아아아!!!!”

내 가슴에 깊숙이 손을 넣은 귀신은

 

자신도 고통에 몸부림 치면서도

더욱 손을 깊게 밀어 넣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이 고통스럽고

정신이 가물가물 해질 무렵

 

“도거(掉擧)와 악작(惡行)은 사마타의 장애요,

혼침(?沈)과 수면(睡眠)과 의(疑)는 비발사나의 장애요,

탐욕[瞋]과 성냄[?]은 모두의 장애이다”

 

어딘가에 여인의 고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쌍한 여인이여 더 이상 괴로워 말고,

집착을 버리고 이치로 돌아가소서...”

여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가슴을 울리게 했다.

 

“으아아아아아!!! 이대로는!!! 이대로는!!! 그냥은!!! 못 간다!!!”

여인의 목소리에 대꾸하듯 귀신은 소리 쳤다.

 

잠시 후 산아래 저 멀리서부터 걸어오는 여인이 보였다.

두 손을 입 앞으로 모으고 기도하는 듯한 자세로

걸어 오는 여인의 모습은 범상치 않아 보였다.

 

 

“먼저 아이부터 돌려 보내야겠습니다.

“옴!!! 사라바!!! 다다아다 반!!!!”

짧게 한마디 외치는 진언으로 쾌적한 바람이 부는 듯 했고

갑자기 귀신이 손에 안고 있던 아이의 시체가 빛이 났다.

그러더니 스르르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안돼!!!! 아가!!! 으으으윽...안!!! 돼!!! 아...가!!!!”

귀신은 한스러운 목소리로 아기를 불러 댔다.

 

“아쉬워 마시오...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죽음이 있습니다”

여인은 조용히 달래듯 읊조렸다.

 

“안..돼!!!! 흐흐흑흑... 안..돼... 흐흐흐흑...흐흐흐흑”

귀신은 괴로운 듯 울어 댔다.

 

“당신과 아기의 원혼은 내가 달래 줄 터이니

그냥 모든 번뇌를 내려 놓으소서”

 

“안돼!!! 원한을 갚기 전까진..!!! 안돼!!!

이놈들은... 시작일 뿐이야!!!”

귀신은 무섭게 소리치며 머리부터 내 몸 속에 밀어 넣었다.

 

몸이 찢어지는 듯 고통스러웠지만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서 정신을 잃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 내 몸 속에 완전히 들어온 귀신은

심장 언저리에 자리를 잡은 듯 했고

더욱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고 있었다.

 

“크으 아아아아!!!!”

정신 없이 고통스러워할 때

어느덧 내 근처에 다가온 묘령의 여인은

손을 내 어깨에 올렸다.

 

“아수라들의 고통은 거대하도다

나쁜 사념에 현혹되어

그들은 만인에게 불행을 불러오네

자존심과 편애와 허영과 증오는

사악한 카르마의 힘이니

천한 태생으로 태어나게 하며

쉽사리 그릇된 행위를 저지르게 만드네

옳고 그름을 판별하지 못하니

그들을 무슨 수로 구원할 수 있으랴!

옴...바라사...타도반!!!”

 

조용이 읊조리는 진언은 조용한 노래 소리 같았다.

그 소리는 내 머리로 흘러 들어와

고통스러운 심장을 진정 시켰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광운!! 무슨 바보짓을 한 것이냐!!”

그러다가 갑자기 여인은 고운 인상에 맞지 않게

선배에게 소리를 질렀다.

알고 보니 선배는 광운으로 불려지나 보다

그런데 나이 어린 처녀가

두 배는 나이 많아 보이는 선배에게 소리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스승님...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자만 했습니다...

이처럼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미처 생각도 못했습니다”

“어리석은 제자여

오늘부터 백일 동안 묘법연화경을 만 번 읊으라!!”

여인은 호통치듯 얘기 했다.

 

“부족한 제자를 용서 하십시오..”

그제서야 선배는 비 오듯 흐르는 땀을 닦고,

그 자리에 덜썩 주저 앉았다.

 

“당신의 몸 속에 들어간 사귀(邪鬼)는

지금은 나의 주문으로 잠잠하게 있지만

언제 요동칠지 모르오...

몇 가지 방법은 있지만 가장 쉬운 방법이

이 여인의 원한을 풀어주는 일이요

혹시 이 여인의 원한이 뭔지는 아시오?”

 

“그게...저와 제 친구가...

아이의 시신을 훼손한 것 같습니다”

 

“음... 그건 원한이... 안 되는 듯 하오

그 사귀(邪鬼)가 미처 날뛸만한 원한은

아기의 죽음에 있는 듯 하니...

그 원한을 풀지 못하면 당신 가슴에

폭탄을 달고 평생 살아가야 할거요”

 

“예?? 정말... 그 귀신을 물리칠 방법이 없는 겁니까?”

 

“방법은 있지만 워낙 사념(邪念)이 강하여
당신도 위험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이렇게 된 건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묘령의 여인은 도대체 알지 못할 말을 하고 있다

“사람들 중에 간혹 신성(神星)을 타고나는 사람이 있는데

당신이 그러한 것 같습니다.

구신성(九神星) 중 당신은 파군성(破軍星)을 타고 났군요”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어쨌든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사념(邪念)을 누르기 위한 주문과 수인을 가르쳐 드릴 테니

매일 꾸준히 시행하는 수 밖에요

완전히 사귀를 돌려보낼 방법은 원한의 근원을 해결하는 겁니다.”

 

나는 왠지 시한부 선고를 받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네 생각처럼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 너무 걱정 말게

내 첨부터 자네가 범상치 않아 보이더니...

앞으로 자주 보겠구먼...크하하하하”

광운이란 선배는 뭐가 좋은지 웃음을 터트렸다.

 

 

 

“생기(生氣)!!! 오귀(五鬼)!!! 육살(六煞)!!!”

난 오늘도 심장 속에 있는 고통을 달래기 위해

언젠가부터 계속된 수인과 주문을 버릇처럼 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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