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함락전이 사실상 끝난 지금, 가장 뻘쭘할 인물과 가장 궁금한 점 두 가지
가장 뻘쭘할 인물: 오봉명. 마찬가지로 업이 함락될 일은 없다고 큰소리 치던 와린은 일단은 두고 보자며 군을 가만히 두기라도 했는데, 마찬가지로 업이 함락될 일은 없다고 자신하던 생존형 무장 오봉명은 만 단위의 군을 움직였습니다.
개맹군 입장에서는 열심히 훈련하고 태세를 가다듬으며 기다렸더니, 총사령관이라는 인물이 "아 이걸 함락하네; 미안하다 니들이 움직일 때는 지금이 아닌가벼;;" 라며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는 셈이 됩니다. 급할 일 없이 천천히 이동하기는 했겠지만요. 이런 인간을 위해 자신의 주군이 죽었냐는 영황 측근들의 허망함과 눈초리는 덤... (주광과 란미박은 영황 휘하에 있던 무관들)
가장 궁금한 점 두 가지
1. 왕전이 벽을 지원군의 지휘관으로 임명했을 때, 왕전은 벽이 양단화를 짝사랑한다는 걸 사전에 알고 임명했냐, 아니면 신분념 트리오와 직속 장수들을 빼고 남은 장수풀 중에서 가장 괜찮은 장수라서 그랬냐는 점이 궁금합니다. 왕전의 성향을 보면 산민족이 막강하기는 해도, 모지리를 지원군의 지휘관으로 임명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독자적인 정보망까지 가질 정도로 정보 수집에 공을 들이는 왕전이라면 벽의 짝사랑을 알아도 왠지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저 핏발 좀 봐요; 제가 왕전이라면 설사 벽의 짝사랑을 몰랐어도, 일단은 제대로 찍었구나 싶을 듯;;
2. 왕전은 과연 도양왕의 건강 상태까지 염두에 두고 이번 작전을 짰는지가 궁금합니다. 성급한 추측이지만, 식량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왕전과 이목이 대치하던 중 킹양왕이 급사하고 (아마도 업 함락 소식에 충격을 받고 쓰러지셨겠지만... 불쌍한 빛양왕 님... ㅠ), 이목은 중화를 현혹시킨 혓바닥을 놀려 가 태자를 옹립하기 위해 군을 철수시킬 것 같아요. 식량이 바닥난 업에서 말을 잡거나, 하다 못해 황하에서 물고기를 잡아도 만 단위의 군을 먹여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무언가 추가로 믿는 구석이 있을 것 같거든요?
조나라 정부는 여불위가 심은 첩자가 최소한 한 명은 있을 정도로 구멍이 많습니다. 왕전은 이목과의 설전에서 드러났듯이 조나라 중앙 조정의 상태는 물론이고, 도양왕은 행동까지 정확히 예측할 정도로 훤히 꿰뚫고 있고요. 예를 들어 업 함락 지령을 받은 왕전이 사전에 갓양왕을 위한 처방전을 입수했고, 이 상태라면 안 그래도 병약하던 킹빛갓은 몇 달도 안 남았으며, 이목은 후계자 문제 때문에 무조건 철수하리라고 확신했다던가...